동성 성폭력·디지털 성범죄…사관생도 성교육 새 교재 만든다

국방부, 연구용역 발주…11월 말까지 최종안 완성
국방부가 미래 지휘관이 될 사관생도들의 성인지 교육(양성평등 교육)을 위해 표준 교재를 개발 중이다. 24일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사관학교 성인지 교육 표준교안 개발'이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입찰 공고했다.

현재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3사관학교는 2019년부터, 간호사관학교는 2020년부터 '성인지 리더십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과목을 교양필수로 편성하고 있다.

현 교재가 만들어진 지 3년이 지나는 동안 사회 곳곳에서 신종 성범죄가 포착된 만큼 이를 반영해 새로운 커리큘럼을 만든다는 게 국방부의 계획이다. 새 교재에는 데이트 폭력, 스토킹, 성역할 고정관념, 차이와 차별의 의미 등을 보강하고, 동성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대응 지침도 비중 있게 담는다.

성폭력 피해는 성별과 무관하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데다 군내에서는 동성 간 성폭력 피해도 종종 발생하는 실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성폭력 예방과 대응 교육도 다룬다. 최근 사회를 경악하게 한 이른바 'n번방' 사건에는 현역 육군 장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군 안팎에 충격을 줬다.

또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등 4대 폭력에 대한 군 내 처벌 규정과 대응 방법을 생생한 사례 중심으로 가르쳐 생도들이 지휘관이 됐을 때 대응능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제안서에서 "국방 분야의 특수성과 최근 사회 변화를 고려해 기존 교재를 보완할 필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군은 새 교재를 토대로 생도들이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지휘·관리역량을 기르면 양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병영 내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일선 위관급 장교들이 바람직한 대처 방법을 몰라 우왕좌왕하다 뭉개는 일이 잊을만하면 재발하는데, 이런 잘못된 대응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이달 안에 연구용역 기관이 선정되면 오는 8월 1차 중간보고, 10월 2차 중간보고를 거쳐 11월 말에는 최종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