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서 500만원 작품 산산조각낸 아이, 작가의 놀라운 반응

호기심에 만져보다 떨어져
작가 "아이 혼내지 않았으면"
깨진 작품 붙여 재전시 이어가
깨진 작품과 어린아이의 모습. /사진=류근 시인 페이스북 캡처
서울의 한 미술관에서 어린아이가 500만원짜리 작품을 호기심에 만지려다 깨부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작품을 만든 작가는 당황했을 아이와 아이 부모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변상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종로구 혜화아트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께 센터 제1 전시관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전 '사람 사는 세상'에 출품된 김운성 작가의 '중력을 거스르는' 조각품의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를 낸 것은 엄마와 함께 전시회를 찾은 유치원생 남자아이 A 군으로 파악됐다. A 군이 고의로 작품을 민 것은 아니지만, 호기심에 작품을 만져보려다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해당 작품의 책정가는 500만원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의 연락을 받은 김 작가는 "작품이 파손되고 부모님과 아이의 충격이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며 "작가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시고 잘 이해를 시켜주시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상(이나) 보상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고, 아이를 혼내지 않았으면 한다"며 "좀 더 신경 써서 파손되지 않게 해야 했는데, 작가의 부주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품 파손에 대해 (아이에게) 이해를 시켜주시되 혼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이후 김 작가는 작품을 회수해 가져다 붙였고, "깨진 흔적이 보이지만 이것도 작품"이라며 지난 22일 다시 전시장에 가져다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센터 측은 작품 복구 후 아이 엄마에게 연락을 취해 이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했으며, 아이 엄마는 이 작가에게 "고맙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