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깎아 줄게요"…수도권 전세 갱신 40%는 가격 '뚝'

집주인 평균 1억원 돌려줘야

아파트 월간 전세 갱신 비중 40% 상회
감액갱신 해도 신규보다 보증금 높아
이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10건 중 4건이 보증금을 낮춘 거래로 집계됐다. 집주인은 갱신 때 평균 1억원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부동산R114가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체결된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갱신계약 4004건 가운데 1713건(42.8%)이 보증금을 낮춘 감액 계약이었다. 감액갱신 비중은 작년 11월 이후 두 자릿수로 높아졌고, 지난 3월 이후에는 40%대를 유지하고 있다.반면 보증금을 증액한 갱신계약 비중은 39.3%(4004건 중 1572건)로 조사됐다. 최근 전셋값 약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증액 계약이 이뤄진 배경에는 그동안 증액 제한을 받은 임대사업자 매물이 포함된 영향으로 보인다. 임대사업자는 임대료 인상률이 최대 5%로 묶여있다.

올해 들어 감액 갱신한 수도권 아파트 1만6275건의 평균 갱신보증금은 4억4755만원으로, 기존 5억4166만원에 비해 9411만원 낮아졌다. 지역별 감액 폭은 서울이 1억1803만원(6억9786만원→5억7983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경기 8027만원(4억5746만원→3억7719만원), 인천 7045만원(3억4992만원→2억7947만원) 순이었다.

감액 갱신은 보증금을 1억원 이하로 낮춘 계약비중이 69.4%(1만6275건 중 1만1301건)로 높지만, 서울 강남권과 경기 성남 분당, 하남 등 일부 지역의 대형면적에서는 3억원 넘게 보증금을 낮춘 거래도 적지 않았다.전세 감액 갱신임에도 여전히 신규 계약보다 보증금이 높은 경우도 상당수다. 수도권에서 신규 계약과 감액계약이 각각 1건 이상 체결된 7271건 중 4172건(57%)은 신규 계약 보증금(최고가 기준)이 갱신 보증금보다 낮았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갱신계약이 이어진 데에는 이사비, 중개보수, 대출이자 등 전셋집 이동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며 "최근 전셋값 하락 폭이 둔화하고 반등 단지도 나타나고 있어 갱신과 신규 계약 사이에서 고민하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