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미쉐린 스타 셰프들과 협업…호텔, 여행의 목적지가 되다
입력
수정
지면D2
2008년 오픈한 '피에르 가니에르'코로나19 이후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가 많아지며 호텔 식음료(F&B)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급호텔들은 매 시즌 파인다이닝·베이커리 신메뉴를 선보이며 소비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텔이 투숙을 넘어 하나의 여행 목적지가 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호텔 첫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김송기 총괄 등 셰프 군단 총출동
세계에 '한식의 품격' 알리는 데 앞장
F&B 경쟁력 선제적 강화
롯데호텔은 이런 트렌드를 일찍이 파악하고 꾸준히 F&B 콘텐츠를 강화해왔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1979년 개관부터 수많은 미쉐린 스타 셰프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에 오픈한 ‘피에르 가니에르’다. 이곳은 국내 호텔 최초의 미쉐린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이다.뛰어난 창의력으로 ‘요리계의 피카소’라 불리는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는 지난 3일에도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아 갈라 디너를 선보였다. 그는 세기를 넘어 30여년간 세계 최고 수준의 셰프로 활약 중이다. 프랑스 유력 요리 전문지 ‘르 셰프’가 미쉐린 스타 셰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고의 셰프’ 설문조사에서 1위에 올라 ‘위대한 셰프’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에서도 파리와 런던에서 가니에르 셰프가 운영하는 두 곳의 레스토랑(피에르 가니에르 파리, 스케치)이 각각 3스타에 선정됐다. 그의 대표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 파리’는 1998년 이래 매년 미쉐린 3스타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총 12개의 미쉐린 스타를 획득해 여전히 세계 최정상권 셰프임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한식 세계화에도 기여
롯데호텔은 정상회담·국빈행사 등 굵직한 연회행사를 치르며 한식의 품격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롯데호텔 셰프 군단이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호텔에서 열린 ‘2023 다보스 코리아 나이트’ 행사 만찬을 준비했다. 행사 만찬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300여 명의 정·재계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다.2023 다보스 코리아 나이트 만찬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김송기 롯데호텔 총괄셰프(상무)다. 대한민국 명장인 김 총괄셰프는 1982년에 롯데호텔에 입사해 롯데호텔 서울·월드·울산 등에서 한식, 양식, 일식 등을 책임졌다. 김 총괄셰프는 “다보스 코리아 나이트 같이 전 세계인들이 모이는 행사에서는 한국 전통의 미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국인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한국 음식들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현장에서 셰프군단은 전통 자개 구절판을 이용해 밀쌈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떡갈비 꼬치, 소고기 갈비찜, 닭강정,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대거 선보였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아 부산 기장 미역으로 만든 해물무침도 내놨다.
동일한 품질의 메뉴 제공
이완신 롯데호텔군HQ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올해 초 김 총괄셰프를 앞세워 ‘조리 연구개발(R&D)실’을 신설했다. 조리 R&D실은 전국의 모든 롯데호텔 체인에서 균일한 수준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메뉴 표준화를 연구한다. 특정 체인호텔에서 개발한 특색 있는 메뉴는 다른 체인호텔로 전파할 수 있도록 매뉴얼화하는 작업도 진행한다.최근에는 시그니엘 부산의 ‘차오란’, 롯데호텔 서울 ‘도림’, 롯데호텔 월드의 ‘도림 더 칸톤 테이블’ 등 체인별 중식당의 대표 메뉴들을 조화롭게 구성해 개발한 ‘수화수채’ 메뉴를 선보였다.F&B 서비스를 내세워 다양한 행사도 진행한다. 부산 롯데호텔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 한 달간 공식 홈페이지에서 호텔 레스토랑 식사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에코백을 제공한다.
‘라세느’에서는 가족 3대가 함께 방문 고객에게 행사 와인 1병을 제공한다. ‘무궁화’, ‘모모야마’, ‘도림’에서는 최고급 재료를 엄선해 어르신 입맛에 맞춘 ‘효 메뉴’를 판매한다. 베이커리 델리카한스는 ‘카네이션 케이크’ 등을 한정 판매한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