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직접 민주주의 실현 가능성 커졌다"…대의원제 폐지 시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강성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개혁, 쇄신 요구가 뻗어나오고 있다"며 "(개혁의)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직접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대의원제 폐지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 대표는 24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큰 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윤석열 정권의)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다"며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기는 데 주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통합된, 단합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분열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해 많이 절제해왔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당대회 돈 봉투' '김남국 코인' 논란 등으로 당 안팎에서 혁신 요구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가 당 혁신 작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 내부적으로 혁신기구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에 출연한 '처럼회' 소속 민형배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당원 중심의 운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대의원제 폐지 요구가 나온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간접 민주주의를 했던 건 지리적, 인구 여건 등의 이유 때문"이라면서 "이제는 이런 한계가 많이 사라졌다. 가능하면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욕망이 커졌고 실현 가능성도 커졌다"고 했다.

대의원제 폐지 주장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혁의 딸(개딸)'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등 현역 의원도 공개적으로 대의원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욕설·폭언 문자 폭탄이 당내에서 논란이 되자 "다양성은 생명"이라며 "다만 표현 방식이 폭력적이고 억압, 모욕적이거나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허위, 왜곡은 공동체를 해친다"고 당부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