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윤관석·이성만 구속영장…"헌법질서 훼손 중대범죄"(종합)

'송영길 찍으라는 오더 내리며 돈 전달' 판단…현역의원 첫 영장
尹 "야당 탄압용 기획수사"…李 "돈봉투와 아무 관련 없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탈당 뒤 무소속이 된 윤관석(63)·이성만(62) 의원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4일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해 각각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으로 현역 국회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 내 선거 관련 금품 살포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제도를 훼손하고 민의를 왜곡해 헌법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중대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고 증거인멸 정황이 뚜렷이 확인돼 구속수사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명확히 확인된 최소한의 범죄사실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말 전당대회에서 송영길(60) 전 대표, 강래구(58·구속)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과 공모해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의 현역 의원들에게 총 6천만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의원은 강씨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할 테니 나에게 돈을 달라'는 취지로 말해 두 차례에 걸쳐 현금 6천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의원들에게 각 지역 대의원이 송 전 대표를 찍도록 하라는 소위 '오더'를 내리거나 지지를 유지해달라면서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제공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2021년 3월 중순 이정근(61·구속기소)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경선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3월 말 강씨 등에게 지역본부장 제공용 현금 1천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해 4월 윤 의원으로부터 오더를 받고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이 의원 외에 윤 의원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의원이 누구인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 외에 또 다른 자금원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나가는 단계인 만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윤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용 기획수사', '총선용 정치 수사'로 규정하며 "법적 절차를 통해 반드시 저의 결백과 억울함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이달 19일 검찰 조사를 마친 뒤 "돈봉투는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윤 의원과 이 의원의 신병을 확보하려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는다.

국회법에 따라 조만간 서울중앙지법은 서울중앙지검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낼 전망이다.

이후 법무부가 대검찰청에서 요구서를 넘겨받아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의장은 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72시간 이내에 표결되지 않는다면 이후 최초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해야 한다.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30일 본회의에 보고될 전망이다.

표결은 6월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거쳐 두 의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