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2% 수렴 전엔 금리인하 시기상조"

피벗 가능성에 재차 선그어
"못 올릴 거라 생각하면 안돼"
금통위원 "3.75% 열어둬야"
“한국이 (금리 인상을) 절대로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3연속 동결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금리 인상이 종결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호주도 포즈(동결)하겠다고 한 뒤 지난달에 (금리를) 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날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연말 최종금리 수준은 모든 금통위원이 연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이 총재는 전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에 대해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지속할지, 이것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따른 기계적인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리 격차가 환율을 결정한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달라”며 “(한·미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로 벌어지면 절하 우려가 많다는데, 이자율 격차가 커졌음에도 Fed가 (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면서 몇 주간 환율이 내렸다”고 전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물가가 확실하게 (상승률) 2%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지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를 300bp(1bp=0.01%포인트) 이상 올린 상태에서 물가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Fed 관련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 (인하) 결정보다는 지켜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금융 불안과 관련해선 과거 연체율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60전 오른 1326원에 마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