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재외동포청 유치…인천 '1000만 글로벌 도시' 도약대

750만 해외동포의 구심점 부상
국제 MICE 행사 등 활발해질 듯

제물포 르네상스와 연결
초일류 경제·문화도시로 도약
인천시는 지난 16일 인천시청 광장에서 재외동포청 유치 축하 행사를 열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 인구 1000만 명 시대 돌입. 지난달 1400만 명을 돌파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이달 8일 인천시가 재외동포청 유치에 따른 재외동포 750만 명을 포함한 수치다. 인천시는 재외동포의 구심체가 인천에 있으므로 재외동포를 시민 수에 포함해 함께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외교부와 인천시는 재외동포청 본청을 송도국제도시에 두기로 했다. 시는 재외동포 750만 명과 함께 홍콩, 싱가포르를 뛰어넘는 글로벌 도시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제2의 개항을 준비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결해 도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제·문화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상 네트워크 활용 기대

재외동포청 본청이 들어서는 송도국제도시의 부영송도타워. /강준완 기자
재외동포청은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교류 협력, 차세대 동포 교육, 영사·법무·병무·교육 등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교부 외청이다. 일단 재외동포정책국, 교류협력국, 기획조정관실 등 3개 실·국 151명으로 구성된다.

외교부의 일부 직원이 재외동포청으로 이동하며, 법무부·교육부·국방부 등 정부 각 부처의 재외동포 업무 담당 직원도 파견 형식으로 합류하게 된다. 일부 공개 채용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본청에서는 재외동포와 재외동포단체 네트워크 구축, 재외동포 기업 관련 마이스(MICE) 행사, 재외동포 정책 등을 시행한다. 인천시가 재외동포청 유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핵심 사업들이다.

시는 재외동포의 행정업무를 위한 동포의 인천 방문이나 직원 유입에 따른 내수경제 활성화보다 재외동포 관련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 홍콩, 싱가포르의 화상(華商) 네트워크 못지않은 한상(韓商) 결속력과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의 재외동포는 2020년 말 기준으로 193개국에 750만 명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 규모다.관광·레저를 바탕으로 한 마이스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기존에 있던 재외동포재단은 세계한인회장대회, 세계한인의 날, 세계한인 차세대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국제교류 MICE 행사, 초청 교육 및 연수 등이 재외동포청이 있는 인천에서 치러질 것”이라며 “이로 인한 방문객 증가 및 지역 내 소비지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연구원은 재외동포청의 인천 유치로 지역경제에 연간 968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100여 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

시는 재외동포청이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다국적 기업의 투자와 국제기구 유치에도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이미 15개의 국제기구와 바이오, 항공정비 분야 다국적 기업이 포진해 있다.재외동포청이 중앙 행정기관의 기능을 뛰어넘어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통한 국가 전략적 투자유치 거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재외한인의 경제활동을 도우면서 성공한 재외동포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한 투자 등 선순환 구조 확립이 기대된다. 민선 8기 핵심 공약 사업인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와 연계성이 나오는 이유다.

25일 인천연구원의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의 사회·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제주도에 있는 재외동포재단 주요 사업의 집행 예산 가운데 교육 사업이 전체의 34%, 교류 지원이 25%, 차세대 재외동포 사업은 17%를 차지했다.

해외 거주 한국인에 대한 한글 교육에 이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있는 국제학교와 연계한 글로벌 사업도 추진할 만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교육기관은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하고 전문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지속 가능한 재외동포 사회의 발전

인천국제공항 등 교통 접근성과 대한민국 공식 이민 출발지라는 강점에 이어 재외동포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확장은 인천시에서 할 수 있다. 교민이 고국으로 돌아와 급변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만한 곳이 없다는 게 시 측 설명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교민이 돌아와 제2의 인생을 보낼 수 있는 송도아메리칸타운이 형성돼 있으며, 유럽한인문화타운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송도아메리칸타운은 해외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동포들이 고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공 성격의 주거사업이다. 1단계 사업은 2018년 10월 830가구가 송도에 입주하면서 종료됐다. 2단계 시설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중심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2024년 3월 준공 예정이다.

인천 유럽한인문화타운(추진 사항)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유럽풍 상가와 거주가 혼합된 지역이다. 인천경제청은 유럽에 거주하거나 외국에서 생활 중인 교포 등이 귀환 거주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교민의 한국 거주에 꼭 필요한 교육과 의료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것도 재외동포청의 인천 유치 귀결점에 포함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달튼 외국인학교가 설치돼 있다. 고국에 돌아와서도 자녀 교육의 연속성이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IGC)는 한국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대(SBU)와 패션기술대(FIT),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등 외국 명문대학 5개교가 유치돼 있다. 인천은 교민 자녀의 학업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어 재외동포의 차질 없는 고국 생활로 연결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도시다.

의료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인천에는 인하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인천성모병원에 이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청라아산병원(청라의료복합타운)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직접투자액(FDI)은 전국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단연 1위다. 바이오헬스, 항공정비, 로봇, 4차 산업혁명 기술기업 등 투자 분야가 다양하고 사업성 자체가 미래적이다. 재외동포 사업가의 한국 투자와 사업 추진 환경이 우월하다는 장점이 있다.유정복 인천시장은 “재외동포가 거주하는 세계 193개국 지구촌 영토와 관계를 갖는 세계 초일류 도시로의 대장정을 인천이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