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가세요" 횡단보도 띄워준다…현대모비스 '획기적 기술'

'HD 라이팅 시스템' 개발 성공

실시간 주행정보 길 위에 LED로 투사
보행자 감지하면 횡단보도 그려주기도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기술 현실화"

현대모비스가 실시간 주행 정보를 전방 노면에 선명한 발광다이오드(LED) 빛으로 보여주는 차세대 자동차 헤드램프 ‘HD 라이팅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야간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 센서나 내비게이션으로 파악한 실시간 주행 정보를 글자나 도형으로 시각화해 길 위에 빛으로 비춰준다. 가령 공사 구간에 가까워지면 운전자의 전방 시야 15ｍ 앞에 1.5ｍ 크기의 ‘공사 중’ 기호가 뜬다. 제한 속도나 방지턱, 고속도로 진출입 경로도 알려준다.

운전자가 비상등이나 경적을 쓰지 않고 보행자와 전조등만으로 소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외진 골목에서 보행자를 인시하고 차가 멈추면 보행자가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가상의 횡단보도를 길 위에 비춰주는 식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처럼 실시간 주행 정보를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행자와 의사소통까지 가능해진다”며 “이른바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기술이 현실화되는 셈”이라고 했다.

야간 시인성을 높여 사고 예방에 특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D 라이팅 시스템엔 광원인 HD 마이크로 LED 약 2만5000개가 탑재됐다.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0.04㎜ 크기다. 현재 양산 중인 LED 헤드램프에는 마이크로 LED 80∼120개가 달렸는데, 이보다 약 250배 많다. 그만큼 세밀한 빛 조절이 가능하고 운전자가 사물이나 보행자의 위치를 더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반사판에 해당하는 초소형 거울 ‘DMD’도 130만개 탑재됐다. 0.01㎜ 크기의 초소형 거울인 DMD는 빛을 굴절시키는 초정밀 제어장치다. 촘촘하게 탑재된 LED의 빛을 일일이 제어해 원하는 모양이나 기호를 도로 위에 나타내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래 자율주행 시대에는 주행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하나의 장치로 통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최첨단 램프 개발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