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효능 및 안전성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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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분자생물학회 논문 등재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베르시포로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분자 기전 규명 연구가 국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 논문인 ‘유럽분자생물학회 분자의학(European Molecular Biology Organization Molecular Medicine)’에 등재됐다고 26일 밝혔다.
섬유화 완화 및 안전성
김성훈 연세대 교수와 황광연 고려대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 결과로, 논문명은 ‘PARS1의 비대칭 억제를 통한 섬유증 제어(Control of fibrosis via asymmetric inhibition of prolyl-tRNA synthetase 1)’다.특발성 폐섬유증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병이다. 세계적으로 인구 10만명당 약 13명의 빈도로 발생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기존에 허가받은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심해,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PARS1(Prolyl-tRNA Synthetase1) 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PARS1 효소 활성은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섬유화 과정에 관여한다. 하지만 PARS1 효소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활성을 과도하게 억제하면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치료 효과는 보면서 환자에게 안전한 수준으로 PARS1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것이 신약 개발의 핵심 과제라고 회사는 전했다.
PARS1은 효소 2개가 한 쌍을 이루는 형태로 존재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베르시포로신은 한 쌍의 PARS1 효소에 비대칭적으로 결합함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과도한 활성 억제를 일으키지 않아 약효를 나타내면서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베르시포로신을 투약하면 한 쌍의 PARS1 중 1개의 효소와 강한 결합을 형성해 활성을 억제하며 섬유화를 완화시킨다. 그 순간 단백질 구조가 변화하면서 나머지 PARS1 효소 1개는 베르시포로신과의 결합을 방해받아, 활성을 이어가며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은 유지한다. 결과적으로 섬유화를 완화하면서 생명에 필수적인 기능은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교신 저자인 김성훈 연세대 교수는 “PARS1과 같은 필수 효소들도 신약 개발을 위한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 이번 연구의 큰 의미“라고 말했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Discovery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베르시포로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를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을 빠르게 진행해 희귀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에 이어, 국내 최초로 FDA 신속 심사(패스트 트랙) 품목으로 지정됐다. 또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돼 임상 시험 진행을 위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