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높은 전비·실용성 갖춘 콤팩트 SUV…코나 일렉트릭

픽셀 강조한 미래지향적 디자인…직전 모델보다 2열 넓어져
2018년 출시된 1세대 '코나 일렉트릭'에 이어 5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이 출시됐다. 국내외 전기차 시장을 넓히는 데 터줏대감과 같은 역할을 한 코나 일렉트릭 2세대 모델을 지난 23일 경기도 하남시의 한 주차장에서 만났다.
내연기관 모델에 앞서 전기차 모델을 먼저 디자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던 터라 기대감을 안고 차량을 마주했다.

보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역시나 앞 범퍼 하단의 픽셀 그래픽이었다. 화려한 그릴이 강조되는 차량들 사이에서 다소 심심할 수 있겠다는 예상과 달리 독창적이고 신선했다.

픽셀레이티드 수평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와 함께 한눈에 봐도 미래지향적인 '전기차'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전기차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우선시할 것이라는 전략이 디자인을 통해 구현된 듯싶었다. 곡선으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후드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동시에 픽셀 그래픽의 차갑고 각진 이미지를 보완해주고 있었다.

또 차량 측면의 날카로운 디테일과 메탈릭한 휠이 역동성을 강조해 전면과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이 있었다.

다만 충전구가 전면 중앙에 있는 점은 디자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듯하고, 전면 주차가 익숙지 않은 운전자들에게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작은 체구의 여성이 타기에는 널찍했다.

레그룸, 헤드룸 모두 두 주먹 넘게 들어갈 만큼 넉넉했다.

'차박'(차에서 숙박)을 하기에는 다소 답답할 수 있겠지만, 피크닉, 가벼운 캠핑에는 손색이 없어 보였다.

코나 일렉트릭의 제원은 전장 4천355㎜, 전폭 1천825㎜, 전고 1천575㎜, 휠베이스 2천660㎜다.

1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코나'의 전기차 모델에 비해 휠베이스는 60㎜, 전고는 20㎜ 각각 커진 것이다.

트렁크에는 텐트 등을 충분히 넣을 수 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뒷좌석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눈에 띄었다.

언제든 노트북, 스피커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 앞좌석 탑승자에게만 주어졌던 휴대전화 충전의 특권도 더는 부럽지 않았다.
주행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하남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172㎞를 주행했다.

'액셀을 밟을 때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많이 나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관계자의 경고를 의식해 조심스럽에 발에 힘을 준 탓인지 첫 주행 시 민감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서는 시속 100㎞ 이상으로 가뿐히 달릴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느리게 주행하는 차들을 추월하기에도 버겁지 않았다.

코나 일렉트릭은 최대출력 150㎾, 최대 토크 255N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특히 높은 전비는 인상적이었다.

속초에 도착해 디스플레이를 보니 전비 6.8㎞/kWh이 찍혀 있었다.

공인 전비보다 좋은 기록이다.

곳곳의 공사로 인한 잦은 정체, 차선이 갑자기 사라진 데 따른 몇 차례의 급제동에도 준수한 연비였다.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 용량은 롱레인지 기준 64.8kWh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417㎞다.

동급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 가장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출발 시 완충 상태였던 배터리는 도착 시 58%가 남아 유사한 주행환경이라면 한 번의 충전으로 서울과 속초를 왕복하는 데 무리가 없을 듯했다.
오랜 시간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던 이날 차선을 중앙에 맞혀주는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꽤 유용했다.

이 기능에 너무 의지해서인지, 고속도로를 빠져나올 때 자동으로 시스템이 꺼져 잠시 당황했다.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데도 이를 차량이 인식하지 못해 자꾸 경고음이 울리는 점은 신경이 쓰였다.

중앙으로 잘 달리고 있어도 한 번씩 운전대를 움직여줘야 경고음이 꺼졌다.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도 유용했다.

먼 거리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차량이 달려올 때도 경고음이 울려 미리 주의를 기울일 수 있었다.

초행길이고 운전 경력이 짧아 미숙했는데도 두 시간 넘는 주행이 피로하지 않았다. 실용적, 효율적이고 그야말로 있을 게 다 있는 '콤팩트'한 SUV 전기차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