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즐기러 갔다가 날벼락…'악몽이 된 괌 여행'

태풍 강타한 괌, 호텔 잠기고 공항 폐쇄
한국인 관광객 수천명 발 동동
슈퍼 태풍 마와르가 괌을 강타하면서 공항이 폐쇄됐다. 호텔도 침수 피해로 단전, 단수 사태가 발생해 한국 관광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태풍이 지나간 뒤 현지 당국이 시설 복구에 나섰지만, 공항 복구와 운항 재개는 6월 1일 즈음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괌에 왔다가 비행기가 뜨지 않아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 여행객은 3200여명 정도로 파악되며, 대부분 호텔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호텔 역시 태풍으로 인한 단전, 정전 등이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
25일 괌의 한 호텔에서 태풍 마와르로 인해 객실로 들어가지 못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호텔 연회실에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괌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호텔 방과 복도가 침수됐다", "나무가 뽑히고 집 지붕이 뜯겼다", "전기가 끊겨서 에어컨도 안 나온다"는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몇몇 여행자들은 일부 호텔이 숙박 연장을 거부해 로비나 연회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전하고 있다. 태풍으로 주택이 부서지는 등 피해를 본 현지 주민들까지 호텔로 몰리면서 객실이 부족해진 것.
태풍으로 인해 현지 식당, 상점 등도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을 구한다는 문의 글도 이어지고 있다. "상비약이 떨어졌다"면서 병원이나 약국의 위치를 물어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제2호 태풍 '마와르'가 상륙한 24일 괌 섬 중부와 북부 지역에는 66cm 이상의 폭우가 내렸고, 괌 섬 전역에도 평균 30c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태풍의 위력으로 괌 국제공항도 대부분 침수됐고, 항공편은 무더기로 결항했다.

수십 년 만에 괌에 상륙한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되는 마와르로 이곳의 교민과 한국 여행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외교부에서도 괌 하갓냐 출장소에 공관 직원 3명 전원이 비상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호텔, 괌 항공청과 연락하면서 관광객 숫자를 확인하고 있다.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 등 여행사들도 자연재해 피해를 본 관광객들을 위해 숙박지원금 등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