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내정

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자. 우리은행 제공
신임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58)가 내정됐다. 임기는 오는 7월부터 2024년 말까지다.

우리금융그룹은 2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추천했다고 밝혔다.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 기준을 ‘영업력’에 최우선적으로 뒀다고 밝혔다. 이러한 선임기준에 따라 조 후보가 경쟁력 있는 영업 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자추위의 설명이다.

조 후보자는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2012년), 대기업심사부장(2014년), 강북영업본부장(2017년)을 거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2022년)에 이르기까지 기업영업 부문에서 경험을 축적하며 능력을 발휘해 왔다.

조 후보자는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위(2013년)와 2위(2014년)를 각각 수상하며 영업역량을 입증해 냈다.자추위는 조 후보자의 혁신분야 성과도 높게 평가했다.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조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 구축에 힘을 쏟았다. 플랫폼 구축 작업에 착수한 지 반년 만에 공급망금융플랫폼을 완성해 금융권 최초로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해내는 추진력을 보였다. 원비즈플라자는 은행이 상생금융과 동반성장을 구현한 구체적인 사례로 최근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또 중소기업 육성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조 후보자는 작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시행한 공로로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상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자추위는 조 후보자가 기업금융 강자로 우리금융을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원팀'을 이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했다.자추위는 또 조 후보자의 협업 마인드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자추위는 그동안 우리은행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던 점을 지적하고, 조 후보자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재안을 함께 도출하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온화하고 봉사하는 마인드를 가진 인물로 평가했다. 심층면접을 진행했던 외부 전문가들도 조 후보자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 성향의 포용력 있는 리더십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추위는 이밖에 조 후보자에 대해 우리은행의 준법감시 체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인물로 평가했다. 조 후보자는 2018년 준법감시인에 선임돼 2년 동안 우리은행 준법감시체계를 확대 개편했다. 2019년 자금세탁방지부를 자금세탁방지센터로 승격하고 국내은행 최초로 고객바로알기(KYC) 제도를 도입해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준법지원부를 준법감시실로 확대하는 한편 그룹장 직속의 준법감시팀을 신설하는 등 준법감시조직 개편도 주도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3월 24일 우리은행장 후보군 롱리스트로 네 명을 확정하고 지난 2개월 동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1단계 외부전문가 심층면접, 2단계 평판조회, 3단계 업무역량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숏 리스트 2명을 추려냈고, 4단계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하는 새로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오는 7월 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직후 공식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뒤이어 공석이 되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도 우리금융 자추위를 통해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조 후보자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名家)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며, 임종룡 회장님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소감을 밝혔다.


■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자 약력△1965년생
△1983년 서울 관악고 졸업
△1992년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상업은행 입행
△2014년 우리은행 대기업심사부장
△2018년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상무)
△2020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2022년 우리은행 기업그룹 부행장
△2023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