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이어질까…80일 만에 기준금리 넘어선 국고채 금리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사진=뉴스1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한데다, 미국의 긴축이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서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52%에 마감했다. 전날 연 3.48%에서 0.04%포인트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인 연 3.5%를 초과한 것은 지난 3월 10일(연 3.70%)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는 지난 1월부터 연 3.5%로 고정돼있는데 3월10일 이후 금리는 연 3.1~3.3% 선에 머물렀다.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지난 25일부터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긴축적 발언을 하면서 장기 금리가 움직인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 총재는 호주가 금리 인상을 멈추겠다고 밝힌 이후 다시 금리를 올린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이 (금리 인상을) 절대로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긴축적 메시지가 다수 담긴 것도 국고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의사록에는 일부 참석자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인하는 아니라는 점 등이 언급됐다.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거나 인하하지 않으면 한국도 긴축을 끝내기 어려워진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3.64%로 전날 연 3.60%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05%포인트, 0.06%포인트 상승으로 연 3.55%, 연 3.61%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67%로 0.05%포인트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05%포인트, 0.05%포인트 상승으로 연 3.66%, 연 3.62%를 기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