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200m 상공서 문 열린채 비행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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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男 착륙직전 비상문 열어승객 194명을 태우고 제주를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직전 비상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94명 추락 공포에 떨어
아시아나 "손 닿는 비상구 좌석
만석 아니면 판매 안 하겠다"
대구소방본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26일 오전 11시4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낮 12시45분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700피트(200m) 상공에서 비상문 한 곳이 갑자기 열렸다.이 여객기는 문이 열린 상태로 활주로에 착륙했다. 탑승객과 가족들에 따르면 비행 중인 여객기 안으로 갑자기 거센 바람이 들이닥쳤다. 크게 다친 사람은 없지만 탑승자 194명 중 일부는 기압이 떨어진 데다 추락 공포 등으로 인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착륙 직후 9명을 4개 병원에 이송했다”고 말했다.
제주교육청과 관련 연맹 등에 따르면 이 여객기에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선수와 코치를 포함한 제주 육상 및 유도 선수단 6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유도 선수단 20명은 여객기 앞쪽에 타고 있어 영향을 덜 받았지만 열린 문 근처에 앉아있던 육상 선수단 40여 명은 크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찰청은 착륙 중인 비행기의 출입구 문을 연 혐의(항공법 위반)로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비행기에는 승무원이 6명 타고 있었지만 착륙 직전 착석 상태로 돌발행동을 바로 제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으나 문을 연 이유는 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승객은 A씨가 비행기 바깥으로 뛰어내리려 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구 좌석에 앉은 승객이 비상구 레버를 조작해 문을 연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만석이 아닌 이상 안전벨트를 풀지 않아도 비상구 레버에 손이 닿는 비상구 좌석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