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외국인 환자 절반 "K컬처가 한국행에 영향 줬다"

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 환자 한국의료 이용경험·만족도 조사
지난해 의료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의 절반은 K팝을 비롯한 한국문화 경험이 한국행에 영향을 줬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이 K의료 선택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2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2년 외국인 환자 한국의료 이용경험 및 만족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 1천200명에게 한국문화 경험이 한국의료 선택에 영향을 주었는지 묻자 49.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4%포인트 높아진 수치라고 진흥원은 설명했다. 2021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환자의 방한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해였다.

국적별로는 동남아시아 환자 중에 한국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69.3%로 가장 많았고, 일본(64.3%), 중국(61.2%), 러시아(53.4%)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권 국가 모임) 환자에선 응답률이 20%로 가장 낮았다. 남성(46.8%)보다는 여성(51.7%) 환자에서, 연령대별로는 30대(57.0%)와 20대(53.2%)에서 한국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많았다.
한류 영향을 받은 외국인 환자들의 91.3%는 사전예약 후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72.8%가 의료진을 지정하는 등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사전 준비가 철저한 편이었다.

조사 대상 전체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에 와서 의료서비스 등에 지출한 비용은 1인당 평균 6천521달러(약 865만원)였는데, 한류 영향을 받은 그룹은 7천308달러를 지출해 그렇지 않은 그룹(5천745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 진흥원은 "한국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환자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접근성이 좋은 아시아 국적이 다수였고, 본인 포함 3명 이상이 방문해 관광, 쇼핑 등 의료서비스 외 활동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류를 통한 환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종합병원 이상뿐 아니라 의원급 의료기관도 홈페이지에 아시아권 언어를 지원하고 환자가 직접 예약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외국인 환자들은 한국 의료서비스 종합 만족도를 89.2점으로 매겼으며, 94.6%가 타인에게 한국 의료서비스를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의료진 의료기술'(53.0%)이었으며, 한국의료 선택 경로는 친구나 친지, 동료 등 주변인(65.7%)을 통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