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이 25자?…'작명 가이드라인'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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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리즘서울 내 아파트 단지 세 곳 중 한 곳은 단지명이 10글자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길고 복잡한 아파트 이름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감안해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 아파트 3곳 중 1곳, 10자 넘어
옆동네 이름 넣었다 시정 요구도
한국경제신문이 28일 서울 내 5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명의 글자 수(건물 등기명 기준)를 분석한 결과 1527개 아파트 중 단지명이 10글자를 넘는 곳이 511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33.5%를 차지한다. 중랑구 ‘신내역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16자), 구로구 ‘항동중흥에스클래스베르데카운티’(15자), 동대문구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14자),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12자) 등 영문 표기 등으로 단지명이 복잡하고 긴 곳이 즐비하다.지역의 특수성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비서울권은 아파트 작명 실태가 더 심각하다. 전국에서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은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1차(2차)’다. 글자 수만 25자에 달한다. 수도권에선 경기 파주시 ‘가람마을 10단지 동양엔파트 월드메르디앙’과 화성시 ‘동탄 시범 다은마을 월드메르디앙 반도 유보라’가 각각 19자로 많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 이름은 △지역명·랜드마크명 △건설사명 △브랜드명 △팻네임(pat name·애칭) 순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DMC(랜드마크명) SK뷰아이파크(브랜드명) 포레(팻네임)’ 등으로 이름을 조합한다. 컨소시엄 시공사의 경우 각사의 브랜드만 붙여도 10자가 넘는 게 예사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시공사(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두 군데 브랜드만으로도 8자가 됐다.
지난해 말부터 두 차례 토론회를 연 서울시는 권고 수준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팻네임을 인정하지 않는 안, 지역명과 브랜드명으로 이름을 짓도록 하는 안 등이 건의됐다. 특히 법정동과 행정동이 다른데도 이름에 활용하는 것은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충남 천안주공4단지 재건축조합은 ‘청수극동스타클래스 더퍼스트’로 이름을 정했다가 천안시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법정동으로는 다가동, 행정동으론 일봉동이지만 개발 호재가 있는 옆 동네 이름을 딴 명칭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역 명소 사용은 허용하더라도 법적으로 다른 행정동과 법정동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기망(속임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서울시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의 범위, 실효성 확보 방안 등을 놓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