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나흘만에 무기력해하다 숨진 수달…사인은 '수은 중독'

작년 2월 화천서 구조됐다 사망…"농도 낮아도 계속 노출되면 위험"
작년 2월 강원 화천군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수달 한 마리가 구조됐다. 의료진은 파모티딘과 세파졸린 나트륨 등을 투여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결국 수달은 나흘 뒤 숨을 거뒀다.

몸길이가 41㎝로 어린 개체였다. 성체는 65∼120㎝ 정도 된다.

29일 한국생태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수달의 수은중독' 논문에 따르면 해당 수달의 사인은 수은중독으로 밝혀졌다.

증상을 고려하면 그랬다. 수은에 중독되면 운동 실조증에 걸리거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수족 마비, 손발 떨림, 경련, 부종이 나타나거나 뇌와 간, 신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도 있다.

구조 당시 수달은 운동 실조증과 무기력증, 탈수, 쇠약 등 증세를 보였다. 한쪽으로만 빙글빙글 도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체온은 38.8도였다.

다만 수은 농도가 높지는 않았다.

예컨대 간을 검사한 결과 수은 농도가 1g당 0.878±0.027㎍으로 나타났다.

최소유해 용량인 1g당 3.4㎍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이번 사례를 통해 볼 때 저농도 수은이더라도 지속해서 노출되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다른 동물 체내에도 중금속이 축적됐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감시 동물(sentinel animal)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