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다신 안 봐" vs "파양보단 낫다"…동물농장 '활활'

尹 부부 동물농장 출연에 시청자게시판 '활활'
"'정치농장'으로 바꿔라" vs "파양보단 낫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 SBS TV 동물농장에 출연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활동하다 지난 해 12월 입양한 안내견 출신 새롬이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SBS TV 동물농장
SBS 'TV 동물농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깜짝 출연하면서 시청자 게시판에 불이 붙었다. 야권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전 국민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소위 '정치쇼'로 변질됐다며 폐지를 요구했다. 반면 여권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해왔던 사람이라면서 적극 엄호에 나서고 있다.

동물농장은 지난 28일 방송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일생을 다루면서 윤 대통령 부부와 관저 마당에서 뛰어노는 반려견 새롬이를 깜짝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방송에서 "안녕하세요, 새롬이 아빠, 마리와 써니, 토리 아빠 윤석열입니다"라고 인사했고, 김 여사도 "아이들의 엄마 김건희입니다"라고 했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29일 오후 3시 기준 400개가 넘는 글이 올라오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5월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 / 사진=페이스북 건희사랑 캡처
야권 지지자들로 추정는 네티즌들은 "가장 사랑했던 방송이 가장 정치적인 방송이 되다", "대통령 이미지 미화 방송인가", "나라가 미쳐가는 것",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마셨나", "정치 방송 선 넘지 마라", "동물 복지를 위한 곳을 정치쇼로 쓰지 마라", "프로그램명을 'TV 정치농장'으로 바꾸라"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시청자 게시판이 비판 일색이 되자 윤 대통령 부부를 지지하는 여권 지지자들도 글을 올려 맞불을 놨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동물을 가족처럼 대한 사람들", "파양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나" 등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 논란을 겨냥한 반응이 있었다. 한 네티즌은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국내에서 상영 중인 것을 언급하면서 야권 지지자들의 비판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 부부의 동물농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성남시장 시절 동물농장 출연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2017년 3월 방영된 이 대표 출연분에는 성남시가 2014년 유기견 '행복이'를 입양한 사연이 소개됐다. 이 대표의 유튜브 공식 계정은 해당 영상을 올리면서 "유기견에서 성남시 마스코트가 된 행복이 보셨나요? 우리 함께 동물보호 합시다"라고 남겼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