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수 올렸다가 후회?…50층 넘어가면 공사비 1.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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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3
재건축 길잡이‘68층(용산 한강맨션), 65층(여의도 시범), 59층(여의도 대교), 50층(신반포2차·잠실주공5단지·압구정 현대)….’
한강변 재건축 단지
초고층 경쟁 '후끈'
50층 넘으면 사업비↑
지하층 깊게 파고
고강도 철근 써야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서울 재건축 단지 사이에서 초고층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한강변 스카이라인 중에서도 미래 가치가 높은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기대에서다. 통상 용적률(건축물 바닥 면적 대비 연면적 비율)을 더 받아 층수를 올리면 가구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아진다. 하지만 50층을 넘어가면 공사비 급증으로 조합원 분담금도 불어난다. 부담된 조합원이 다시 이를 뒤집어 재건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우려다.고층 건축비로 주목받은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동대문구 용두 1-6구역이다. 지상 61층 4개 동에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85실을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공사비로 3.3㎡당 922만원이 책정됐다. 작년 전국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53곳과 리모델링 사업장 6곳의 평균 공사비(606만5000원)보다 50% 이상 많았다.
49층 이하까지는 층수를 올려도 공사비가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가구 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층수를 35층에서 49층으로 올리는 대신 동수를 줄이려고 했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공사비가 15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면적(162만6899㎡)을 고려하면 3.3㎡당 공사비는 층수 상향으로 30만원 증가한다.
공사비가 급증하는 구간은 ‘50층’이다. 판상형이 아니라 타워형으로 짓기 때문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목동 하이페리온이 대표적이다. 타워형은 철골 구조로 지어진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고강도 철근을 사용해야 하는 점, 높은 곳으로 보내기 위해 압송에 최적화된 콘크리트를 써야 하는 점 등이 공사비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구조 안전을 위해 지하층을 깊게 파고, 지진·바람에 대비한 특수구조물을 설치하는 것도 부담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같은 가구수 기준으로 일반 아파트 대비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때 공사비가 40% 정도 더 들어간다”고 했다.50층 이상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제도 있다.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50층 이상이거나 200m 이상인 건축물은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된다. 이 건축물에는 ‘초고층 재난관리법’에 따라 30개 층마다 대피층을 설치할 의무가 부과된다. 한 개 층을 통째로 비워야 하는 셈이다. 공시 기간도 변수다. 35층 아파트는 통상 2년 반 정도 걸리지만, 초고층으로 올라가면 1년가량 늘어난다.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비용이나 인건비도 더 투입되기 때문에 사업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