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들인 중이온가속기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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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원소 가속해 신물질 생성대전 신동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건설하고 있는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사진)이 1차 성능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양자컴퓨터 소재 등 개발
"내년 하반기부터 연구에 활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는 라온 저에너지 구간 전체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라온은 우라늄 등 무거운 원소(중이온)를 초속 15만㎞로 가속한 뒤 표적에 충돌시켜 세상에 없던 원소를 생성하는 거대 설비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력 산업과 양자컴퓨터 등 미래 산업에 쓰일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암 치료나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리에 쓰일 원소 확보도 가능하다. 우주 암흑물질 탐구, 별의 진화 과정 규명 등 노벨 물리학·화학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초과학 연구에도 쓰인다.라온은 현재 건설 중인 저에너지부(1단계)와 아직 착공 전인 고에너지부(2단계)로 나뉜다. 저에너지부는 총 54기 가속장치와 124기 초전도가속관으로 돼 있다. 저에너지부 목표 성능은 광속의 10분의 1인 초속 3만㎞ 가속이다.
IBS 연구진은 작년 하반기 초전도가속관 전단부 22기에서 빔을 인출한 데 이어 이번에 나머지 102기를 합해 총 124기에서 빔 인출을 마쳤다. 그간 영하 270도 초저온, 진공 상태에서 전체 가속관의 주파수와 빔 위상을 제어하면서 최적의 가속 환경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 23일 124기 전 구간에 대한 빔 가속과 인출에 성공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라온이 핵자(양성자+중성자 수)당 가속 에너지 17.6메가전자볼트(MeV/u), 시간당 빔 전하량 21.3마이크로암페어(㎂)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가속기 전문가들은 이 데이터를 검증한 뒤 기술적 목표치가 달성됐다고 평가했다.라온 1단계 사업엔 2011년부터 작년까지 1조5183억원이 투입됐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내년 하반기부터 국제 공동연구가 이곳에서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