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F-16 사고 싶다"…바이든 "스웨덴 나토 가입부터"

에르도안 재선 후 첫 미-튀르키예 정상 통화
튀르키예, 2021년부터 F-16 40대 구입 추진
미 의회가 제동 "스웨덴 NATO 가입 허용하라"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F-16 전투기 구매 의사를 재차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언급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며 취재진에게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여전히 F-16에 대해 뭔가를 해결하고 싶어한다"며 "나는 스웨덴 문제를 다뤘으면 좋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하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다음 주에 더 많이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2021년 10월부터 F-16 전투기 40대를 200억달러(약 24조8000억원)에 구매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판매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튀르키예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찬성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독자 외교를 펼치고 있는 튀르키예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키웠다. 튀르키예는 지난 4월 기존 입장을 바꿔 핀란드의 NATO 가입 비준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스웨덴의 가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일부 의원들은 튀르키예가 그리스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를 거둬들이는 등 외교적인 태도를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밥 메넨데즈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아르메니아를 침공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튀르키예의 지원을 중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로이터는 "리투니아나에서 (NATO)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7월 중순까지 스웨덴이 가입하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이 양국 관계의 모든 측면에 대한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중요성은 지역 및 글로벌 도전에 직면하여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