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살기 무서운 청년들, '이 집'에 몰린다는데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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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청년, 신혼부부 등 사회 초년생들의 '전세 포비아'(전셋집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더는 전세는 믿을 수 없는 상품이라는 것을 사회 초년생들 스스로 깨닫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등 걱정을 덜어줄 만한 주거 형태가 있습니다. 바로 '공유 주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셰어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코리빙'(Co-living)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최근 운영이 어려운 호텔이나 주거용 오피스텔로 변경이 어려운 생활형 숙박시설들이 공유주거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청년이나 신혼부부는 물론 1인 가구에 아주 적합하고 합리적인 주거 모델입니다.
주택에서 1인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공간들을 공유하면서 공간 비용을 절감하는 형태입니다. 과거 자췻집이나 하숙집처럼 자신의 방만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주방, 거실, 화장실 등은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자췻집이나 하숙집과는 달리 잔소리하는 집주인이 없다는 게 다르겠네요.
최근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2개 층이 국내 토종 코리빙 업체와 계약했습니다. 공유형 주거인 '글로카로카 4호점'이 호텔에 들어선 것입니다. 5성 호텔은 투숙률이 비교적 낮지만 광화문에 주거 수요는 워낙 많기 때문에 고급형 공유주거는 거의 만실 수준으로 운영됩니다. 기존 고급 호텔을 리모델링해 고급형 공유 주거로 바꾸면서 경쟁력이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SK디앤디는 '에피소드 성수'라는 코리빙의 대표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계속 코리빙을 늘려나가고 있고, KT에스테이트는 야놀자클라우드와 합작해 설립한 '트러스테이' 코리빙 전문사를 만들고 '헤이신정'이라는 코리빙 주거상품을 서울과 수도권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코리빙 상품을 청년 및 신혼부부 등 1인 가구에 공급하고 있고 가성비도 뛰어나서 인기를 끌고 있단 평가입니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리츠 등 선진화된 금융기법과 공간의 공유 및 커뮤니티 서비스 공유 등을 최상의 인테리어와 품질로 공급하겠다고 하는 것은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한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서울시에서도 서울형 셰어하우스를 매입 빌라를 통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1인실은 월 30만원, 2인실은 월 2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습니다. 일부 호텔들을 공유형 주거로 이미 개조해서 역세권 청년주택과 비슷한 수준의 월세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공유 주거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선진형 주거 방식입니다.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은 물론 일반 실수요자들도 '전세 포비아'가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길 바라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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