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또 도심서 대규모 집회…與 "술판·쓰레기장 될까 걱정"

17일 오전 출근시간대 시민들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전날 밤 총파업 결의대회 후 노숙하고 있는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을 지나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오는 31일 2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지난번처럼 도심이 또 다시 술판, 쓰레기장이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 세종대로 왕복 8차선 중 4개 차로를 점거할 예정이라 시민들이 엄청난 교통체증과 소음에 시달릴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윤 원내대표는 "민노총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이용해 시민의 자유와 일상을 유린하는 작태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며 "더 이상 세종대로가 민노총의 치외법권 지대가 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민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이제 민노총에 빼앗긴 들을 가져와야 한다. 경찰은 이번 기회에 불법 행위를 뿌리뽑고 공권력이 시민 자유를 지키는 힘이라는걸 보여줘야 한다"며 "법을 지키는 자에게는 최대 자유가 허용되지만, 법을 어기는 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제재가 가해진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 지난밤 노숙 시위를 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사용한 물품들이 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민노총 집회를 언급하면서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비판했다.그는 "민노총에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법이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란봉투법"이라며 "하청노조가 원청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회사 인사·경영권에 대해서도 파업할 수 있도록 해 파업만능주의를 부추기는 법이고 툭하면 수시 파업하도록 해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하는 '놀란봉투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법을 처리하려는 이유는 뻔하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밖에 없게 해 정치적 부담을 주고 민주당이 노동계의 표를 얻겠단 심산"이라며 "노란봉투법이 민생법안이었다면 민주당 정권 때 왜 처리를 안 했나. 민주당은 더 이상 민생경제를 외면하지 말고 입법폭주를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스1
민노총은 오는 31일 오후 4시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참여하는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정부가 반(反)노동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건설노조는 지난 17일 1박2일 노숙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울지방고용청 앞 도로의 8차로를 모두 막아서고 경찰의 해산 요구에도 불응했다. 또 야간에 술판을 벌이는 등 행위로 112에 80여건의 불편 신고가 접수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