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아진 출력…경사지·굽이진 길 부드러운 주행감

제네시스 신형 G90 타보니

조수석 접으면 다리 받침대
비행기 일등석 뺨치는 뒷좌석
국가대표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G90가 주행 성능을 더욱 높여 돌아왔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G90의 연식 변경 모델 ‘2023 G90’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 120㎞를 주행했다.

신형 G90는 일반 모델에도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에는 롱휠베이스 모델에만 들어갔던 엔진이다. 3.5L 터보 엔진에 48V 슈퍼차저를 추가 장착해 최대 토크 시점을 앞당기고 저속·중속에서의 가속성을 높였다.그 덕분인지 운전하는 내내 차가 넘치는 힘을 여유롭게 나눠쓰는 느낌이었다. 평지에서는 어떤 속도에서도 잔잔한 바다 위 요트처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북악 스카이웨이의 경사지고 굽이진 길에서도 출력이 떨어지는 기운 없이 경쾌했다. 5275㎜의 거대한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대표적인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 차인 만큼 뒷좌석에도 타봤다. 정차하고 다시 출발할 때, 과속방지턱을 넘고 코너링을 할 때에도 흔들림이나 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에 에어 서스펜션까지 장착한 효과다. 풍절음과 외부 소음 차단력도 뛰어났다. 모든 물리 버튼이 손에 거슬림 없이 최소한의 힘으로만 부드럽게 조작되는 점 역시 최고급 세단다웠다.‘레스트’ 모드를 누르면 조수석이 앞으로 완전히 접히고 앉은 좌석은 뒤로 기울어지면서 다리 받침대가 올라온다. 조수석 뒤에 달린 발 받침대까지 내려오면 웬만한 키의 성인 누구나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 있다. 마사지 기능을 켜고 실내에 달린 23개의 뱅앤올룹슨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비행기 일등석이 부럽지 않았다.

당초 신형 G90에 탑재를 예고했던 자율주행 3단계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쉽다.

고속도로에서 가·감속, 차선 변경 등 대부분 주행을 차가 혼자 수행하는 기술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