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무원 출장 신청·여비 정산에 인공지능 앱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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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 '일하는 방식' 혁신방안#일주일에 전국으로 2~3번 출장을 가는 공무원 A씨는 출장 결과를 정리하기도 바쁜데 출장비 정산도 해야한다. 숙박·대중교통· 고속도로 영수증을 일일이 붙이거나 인쇄해 제출하고 정산신청을 해야하니 30분~1시간 초과근무가 일상이다.
연간 88억원 절감
정부가 공무원의 출장 신청부터 지급까지 한 번에 자동 처리하는 지능형 복무 관리(출장 전용 앱) 서비스를 개발한다. 영수증 및 이용내역 데이터를 'e-사람 시스템'에 자동으로 입력하고 곧바로 정산하는 방식이다. 인사혁신처(처장 김승호)는 이런 기능을 담은 인공지능 (AI)기반 스마트 복무 관리 시스템’을 내년부터 시범 운영하고 오는 2025년까지 전 중앙부처에 보급한다고 30일 발표했다.
AI 자동화를 기반으로 출장 업무처리 단계를 줄이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공무원의 출장 업무처리에는 신청, 결재, 정산 등 7단계의 절차가 필요했다. 앱을 활용하면 3단계로 절차가 줄어 업무처리가 간편해진다.
현재 공무원이 출장을 가려면 신청과 결재를 거쳐야 한다. 출장을 다녀온 뒤엔 증빙자료로 정산신청을 해야 하고, 각 부서의 지출담당자가 제출된 자료로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에 정산 내역을 수기로 입력한 다음 지급처리를 해야 했다.하지만 앞으로는 출장자가 출장 신청부터 정산신청까지 한 번에(원스톱)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고, 지출담당자는 지급만 하면 된다.
인사처 관계자는 "출장 관리에 드는 업무개선 효과를 시간당 금액으로 계산했을 때, 연간 약 85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부처 전체 72개기관의 공무원의 한해 동안 가는 출장 175만건에 출장 신청 소요시간인 20분을 곱하고, 시스템 도입으로 발생할 업무개선율을 50%로 잡았을 때, 공무원의 월 평균 시간 당 임금 3만2300원을 곱한 수치다.인사처는 출장이 취소되는 등의 다양한 사유로 출장비를 잘못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결제·취소 내역 등을 자동 전송하도록 기능화할 계획이다. 여비 오지급과 출장 취소 등 사후 행정처리에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차, 버스 등의 영수증을 잃어버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으로 연계하는 종이 없는 출장 정산 시스템을 도입, 연간 1억원 가량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공무원증에 출퇴근 지정·관리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수기로 출퇴근 등록을 해야하지만, 모바일공무원증을 활용하면 자동으로 출퇴근처리가 돼 근무지 어디에서든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다.AI 채팅로봇(챗봇) 서비스로 복무 형태별 맞춤형 알림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정민 인사혁신처 기획조정관은 “일하는 방식 혁신을 통해 공무원이 업무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국가공무원 전자인사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해 디지털기반(플랫폼) 정부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출장 예약․관리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기존 출장 및 정산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시간 낭비 등에 대한 문제 제기와 혁신 아이디어 제안으로 시작됐다.인사처는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가 주관하는 ‘디지털공공서비스 혁신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번 서비스를 구축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