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화 90여점 세상 밖으로 [전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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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특별전서울 인사동 거리에 있는 동산방화랑. 1961년 동산방표구사로 출발한 이곳은 1974년 한국화 전문 화랑으로 문을 열었다. 고(故) 동산 박주환 대표가 설립한 걸 아들 박우홍 대표가 이어 받았다. 동산방화랑은 지난 60여년간 한국화 신진 작가 발굴과 실험적인 전시 기획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2년에 걸쳐 소장품 209점 기증
90점 엄선해 전시 ... 한국화 변천사 한눈에
동산방화랑이 60년 넘게 모은 한국화의 정수들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공개됐다. 고 박주환 대표가 모은 한국화 작품 209점을 아들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덕분이다. 박 대표는 2021~2022년에 회화 198점, 조각 6점, 판화 4점, 서예 1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전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중 90점을 골라 '동녘에서 거닐다: 이란 이름으로 관객을 맞는다.전시는 192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한국화의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작들로 꾸몄다. 시기별 총 4부로 전시 공간을 나눠 각 화풍의 특징을 보여주는 작가 57명의 작품을 전시했다. 1부에서 가장 먼저 관객을 맞는 작품은 1920년대 당시 근대화를 모색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이 시기 대표작은 이상범의 '초동'. 1926년 제5회 조선미술전람회 출품작으로, 1977년 박주환이 당시 재정난을 겪고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을 돕기 위해 기증했다.
이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시대를 아우르는 한국화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그림도 많지 않다. 한국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과 동행해도 괜찮다. 작품마다 서로 다른 특색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한국화는 거기서 거기'란 생각은 더 이상 안 하게 된다. 표구사였던 동산방의 6가지 표구 방식을 보여주는 전시는 덤이다. 웬만해선 보기 힘든 표구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작가를 모았는데도, 각 작가들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서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전시는 내년 2월 12일까지.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