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전립선암 로봇수술, 생존율 향상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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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4'는 사망률 더 높아값비싼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높은 비용과 제한적인 이점을 고려하면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현재 국내의 접근법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김재홍 가천대 의대 교수에 따르면 김 교수는 같은 대학의 정재훈 교수와 함께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에서 수행된 전립선암수술 1만5501건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기록을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지난 15일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조사기간 로봇 보조 전립선 절제술(RARP)은 기존 전립선 절제술(RP)에 비해 수술 후유증 감소를 보였다. 다만 환자 생존율 향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수술 후 3개월 내 사망률은 RARP가 0.63%, RP가 0.09%로 로봇수술이 더 높았다. 12개월 내 사망률도 RARP가 2.92%, RP가 0.53%를 기록했다.
전립선암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4개 대형 종합병원에서의 차이는 더 컸다. RARP의 3개월 및 12개월 사망률은 각각 1.60%와 6.76%로, RP의 0%와 0.71%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개별 환자의 사망 원인과 수술 전 상태까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면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RARP는 RP에 비해 수혈 및 특정 수술 합병증이 적다는 것 외에 결정적인 단기 이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또 사망자 수는 적지만 RARP가 RP보다 단기 사망률이 더 높았다는 결과는 RARP가 일부 고위험 전립선암 환자에게 쓰였을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는 노인의 로봇수술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노인의 로봇수술에 대한 세심한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김재홍 교수는 "고위험군이나 기대수명이 많지 않은 고령자에서 전립선암의 수술은 권유되지 않는다"며 "그간 로봇수술이 이들에게 남용되지 않았더라도 수술의 효능이 충분하지 않다면 정교한 능동적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