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싼 신재생 돌리려…올해 원전 출력 23차례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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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원전 발전량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제어가 작년 전체보다 6배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남 등 원전 지역에서 신재생 발전설비가 동반 급증하자 가격이 4분의 1에 불과한 원자력이 신재생 전력에 송전망을 양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값비싼 전력 구매를 국민에 강요하고 있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수도권 등 수요처로 제 때 보내기 위한 송전망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한국수력원자력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24일까지 전국 원전 출력제어(감발)는 총 23차례, 41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차례에 걸쳐 700㎿가 출력제어된 지난해보다 횟수와 용량 모두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원전 출력제어가 상시적·전국적·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원전 출력제어는 전력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설날·추석 등 연휴에만 실시됐다. 총 900㎿의 출력제어가 있었던 2021년엔 설·추석 연휴에 각각 새울 1·2호기 600㎿, 새울 2호기 300㎿가 감발됐다. 지난해에도 원전 출력제어는 설(새울 1·2호기, 500㎿)과 추석(새울 1호기·신한울 1호기, 200㎿) 연휴에만 총 700㎿에 불과했다.올해는 다르다. 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 1월 550㎿ 출력제어 이후 3월 19일엔 한빛 1·2·3·6호기(전남 영광), 신고리 2호기(부산 기장), 새울 2호기(울산 울주)가 총 980㎿의 출력을 줄였고, 같은 달 26일과 4월 2일엔 한빛 원전 2·3·6호기가 총 820㎿를 감발했다. 4월 9일에도 한빛 2·3·6호기, 신고리 2호기가 680㎿를 출력 감소했고, 4월 30일엔 한빛 3·6호기, 새울 2호기,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경북 경주)가 총 1100㎿의 전력 발전을 줄였다.
원전 출력제어가 빈번해진 것은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전력을 보낼 송전망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늘었기 때문이다. 출력제어가 집중된 한빛 원전과 송전망을 공유하는 호남 지역의 신재생 발전설비는 2021년(3월 기준) 6885㎿에서 지난해 8646㎿, 올해 1만183㎿로 빠르게 늘었다.그러나 송전선로 건설은 주민 반대 등에 막혀 지연되면서 서해안 해저 송전망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에 출석해 “지난 정부에서 송전망 투자가 상당히 지체됐다”며 "송전선망 투자가 긴급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원전의 4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한국전력은 원전 전력을 ㎾h당 46.2원을 주고 구입했는데, 신재생 전력은 구매단가가 197.7원에 달했다. 한전이 비싸게 신재생 전력을 구매해 공급하는 만큼 한전 적자가 심화하고 전기요금 인상 요인도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원은 “고속도로에서 100㎞에 달릴 수 있는 원전을 30~50㎞로 억지로 줄이면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연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원전은 계속 돌리는 걸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전이 송전망 투자를 늘려 출력제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한무경 의원실 관계자는 "(태양광 급증으로)저렴한 원전 대신 비싼 태양광 발전을 택하는 상황이 오게됐다"며 "비싼 전기에 따른 비용은 국민들에게 전가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원전만 출력을 제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재생 전력이 남아돌면서 신재생 발전 사업자들에 대한 출력제어도 함께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출력제어는 장기적으로 계속될 거란 전망이다. 한무경 의원실에서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0년 신재생 출력제어량은 3.0TWh로 예상된다. 2036년에는 8.8TWh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막대한 출력제어에 대한 보상이다. 현재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민간 신재생 사업자들에 대한 출력제어 보상을 골자로 한 입법을 추진 중이다. 보상 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 1분기 신재생 에너지 전력 구매단가에 출력제어량을 단순 계산하면 보상 규모는 1조7000억원이 넘는다.
박한신/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
사실상 값비싼 전력 구매를 국민에 강요하고 있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수도권 등 수요처로 제 때 보내기 위한 송전망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값싼 원전 출력제어 급증
30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한국수력원자력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24일까지 전국 원전 출력제어(감발)는 총 23차례, 41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차례에 걸쳐 700㎿가 출력제어된 지난해보다 횟수와 용량 모두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원전 출력제어가 상시적·전국적·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원전 출력제어는 전력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설날·추석 등 연휴에만 실시됐다. 총 900㎿의 출력제어가 있었던 2021년엔 설·추석 연휴에 각각 새울 1·2호기 600㎿, 새울 2호기 300㎿가 감발됐다. 지난해에도 원전 출력제어는 설(새울 1·2호기, 500㎿)과 추석(새울 1호기·신한울 1호기, 200㎿) 연휴에만 총 700㎿에 불과했다.올해는 다르다. 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 1월 550㎿ 출력제어 이후 3월 19일엔 한빛 1·2·3·6호기(전남 영광), 신고리 2호기(부산 기장), 새울 2호기(울산 울주)가 총 980㎿의 출력을 줄였고, 같은 달 26일과 4월 2일엔 한빛 원전 2·3·6호기가 총 820㎿를 감발했다. 4월 9일에도 한빛 2·3·6호기, 신고리 2호기가 680㎿를 출력 감소했고, 4월 30일엔 한빛 3·6호기, 새울 2호기,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경북 경주)가 총 1100㎿의 전력 발전을 줄였다.
○"지난 정부, 송전망 투자 미뤄"
원전 출력제어가 빈번해진 것은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전력을 보낼 송전망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늘었기 때문이다. 출력제어가 집중된 한빛 원전과 송전망을 공유하는 호남 지역의 신재생 발전설비는 2021년(3월 기준) 6885㎿에서 지난해 8646㎿, 올해 1만183㎿로 빠르게 늘었다.그러나 송전선로 건설은 주민 반대 등에 막혀 지연되면서 서해안 해저 송전망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에 출석해 “지난 정부에서 송전망 투자가 상당히 지체됐다”며 "송전선망 투자가 긴급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원전의 4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한국전력은 원전 전력을 ㎾h당 46.2원을 주고 구입했는데, 신재생 전력은 구매단가가 197.7원에 달했다. 한전이 비싸게 신재생 전력을 구매해 공급하는 만큼 한전 적자가 심화하고 전기요금 인상 요인도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원은 “고속도로에서 100㎞에 달릴 수 있는 원전을 30~50㎞로 억지로 줄이면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연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원전은 계속 돌리는 걸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전이 송전망 투자를 늘려 출력제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한무경 의원실 관계자는 "(태양광 급증으로)저렴한 원전 대신 비싼 태양광 발전을 택하는 상황이 오게됐다"며 "비싼 전기에 따른 비용은 국민들에게 전가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재생 출력제어 보상도 논란
물론 원전만 출력을 제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재생 전력이 남아돌면서 신재생 발전 사업자들에 대한 출력제어도 함께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출력제어는 장기적으로 계속될 거란 전망이다. 한무경 의원실에서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0년 신재생 출력제어량은 3.0TWh로 예상된다. 2036년에는 8.8TWh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막대한 출력제어에 대한 보상이다. 현재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민간 신재생 사업자들에 대한 출력제어 보상을 골자로 한 입법을 추진 중이다. 보상 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 1분기 신재생 에너지 전력 구매단가에 출력제어량을 단순 계산하면 보상 규모는 1조7000억원이 넘는다.
박한신/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