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100 대 1…공채 1호 'AI 심리학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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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에선 나무와 소통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연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 또한 인공지능(AI)과 소통하기 위해 새로운 대화법이 필요합니다.”
국내 ‘공채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선발된 강수진 박사가 31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개최한 ‘제너러티브 AI 아시아 2023(GAA 2023)’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뤼튼은 연봉 최대 1억원을 내걸고 국내 첫 프롬프트 엔지니어 공개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이날 뤼튼은 100대 1의 경쟁률 속에서 강 박사가 최종 채용됐다고 발표했다.강 박사는 미국 하와이주립대에서 한국언어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화 분석과 상호작용 언어학 전공자로, 한국어·영어·일본어 대화 메커니즘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일을 해왔다. 뤼튼에선 대화형 AI에 질문을 입력해 더 좋은 답을 내놓도록 유도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뤼튼은 각종 초거대 AI를 섞어 검색과 채팅, AI 서비스 제작 툴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인데,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필수 직무로 꼽고 채용 절차를 거쳐왔다.
뤼튼은 강 박사를 시작으로 해당 직무 인력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별칭은 ‘AI 심리학자’다. 초거대 AI 7개를 섞어 최적의 속도와 정확성을 제공해야 하는 뤼튼에겐 독자적인 노하우를 쌓아갈 수 있는 기술 분야다. 강 박사는 “언어는 문장 생성 규범을 갖고 있으며, 구성하는 형태와 의미·활용문을 모두 담을 수 있어야 한다”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기준과 방법을 정립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정확하게 출력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해외에서도 이제 막 채용이 시작된 분야다. 미국 엔스로픽 등 일부 기업은 억대 연봉을 내걸며 선제적 인력 수집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선 전망과 필요성을 두고 업체마다 입장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생성형 AI 패널 토크’ 연사로 나선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중요한 이유는 입력이 부실하면 AI가 결괏값을 내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는 AI 자체의 성능이 진보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5년만 지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가치가 줄어들고, 고도화된 AI와 사용자경험(UX) 서비스가 관련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병곤 프렌들리AI 대표(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역시 “AI 모델이 입력값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며 “입력 행위도 사람의 역할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챗봇 ‘이루다’를 서비스하는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분야가 있고, 소셜 AI 개발처럼 데이터 활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분야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초거대 AI를 직접 만들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발표도 있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 총괄은 “초거대 AI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AI 식민지’가 돼버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인간보다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AGI(범용 인공지능)’의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세영 뤼튼 대표는 “더 이상 GUI(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기반 화면이 아닌, 대화형 AI가 사용자 기기의 첫 화면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최고의 AI 모델이 경쟁하고 누구나 AI 서비스를 출시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국내 ‘공채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선발된 강수진 박사가 31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개최한 ‘제너러티브 AI 아시아 2023(GAA 2023)’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뤼튼은 연봉 최대 1억원을 내걸고 국내 첫 프롬프트 엔지니어 공개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이날 뤼튼은 100대 1의 경쟁률 속에서 강 박사가 최종 채용됐다고 발표했다.강 박사는 미국 하와이주립대에서 한국언어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화 분석과 상호작용 언어학 전공자로, 한국어·영어·일본어 대화 메커니즘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일을 해왔다. 뤼튼에선 대화형 AI에 질문을 입력해 더 좋은 답을 내놓도록 유도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뤼튼은 각종 초거대 AI를 섞어 검색과 채팅, AI 서비스 제작 툴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인데,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필수 직무로 꼽고 채용 절차를 거쳐왔다.
뤼튼은 강 박사를 시작으로 해당 직무 인력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별칭은 ‘AI 심리학자’다. 초거대 AI 7개를 섞어 최적의 속도와 정확성을 제공해야 하는 뤼튼에겐 독자적인 노하우를 쌓아갈 수 있는 기술 분야다. 강 박사는 “언어는 문장 생성 규범을 갖고 있으며, 구성하는 형태와 의미·활용문을 모두 담을 수 있어야 한다”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기준과 방법을 정립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정확하게 출력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해외에서도 이제 막 채용이 시작된 분야다. 미국 엔스로픽 등 일부 기업은 억대 연봉을 내걸며 선제적 인력 수집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선 전망과 필요성을 두고 업체마다 입장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생성형 AI 패널 토크’ 연사로 나선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중요한 이유는 입력이 부실하면 AI가 결괏값을 내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는 AI 자체의 성능이 진보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5년만 지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가치가 줄어들고, 고도화된 AI와 사용자경험(UX) 서비스가 관련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병곤 프렌들리AI 대표(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역시 “AI 모델이 입력값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며 “입력 행위도 사람의 역할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챗봇 ‘이루다’를 서비스하는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분야가 있고, 소셜 AI 개발처럼 데이터 활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분야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초거대 AI를 직접 만들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발표도 있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 총괄은 “초거대 AI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AI 식민지’가 돼버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인간보다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AGI(범용 인공지능)’의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세영 뤼튼 대표는 “더 이상 GUI(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기반 화면이 아닌, 대화형 AI가 사용자 기기의 첫 화면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최고의 AI 모델이 경쟁하고 누구나 AI 서비스를 출시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