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떠받치던 소비마저 꺾였다…생산도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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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소비 주춤에 소매판매 '뚝'지난 4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수가 나란히 뒷걸음질쳤다. 반도체 출하 실적이 크게 꺾이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3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올 들어 경기를 떠받치던 소비도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농어업 제외 생산지수 1.4% 하락
제조업 재고율 38년만에 최고치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109.8(2020년=100)로 전달보다 1.4% 하락했다. 지난해 2월(-1.5%) 후 14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작년 11월(-0.5%) 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코로나19 치료제 지출이 줄면서 공공행정 부문 생산이 12.4% 감소했다. 광공업과 제조업 생산은 각각 1.2% 축소됐다. 서비스업 생산도 0.3% 줄었다. 건설업(1.2%)만 역성장을 피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액지수를 판매액지수로 나눈 값)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4월 제조업 재고율은 전달보다 13.2%포인트 오른 130.4%를 기록했다. 1985년 재고율 집계 이후 최고치다. 통신·방송장비(-12.4%) 기계장비(-4.5%) 등의 부문에서 재고가 줄었지만 반도체(31.5%) 석유정제(15.1%) 등에서 늘어났다.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지만 출하가 20.3% 꺾이며 재고가 대폭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소비 상황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는 105.2로 전월 대비 2.3% 떨어졌다. ‘보복 소비’가 수그러들면서 의복, 통신기기, 컴퓨터 등에서 판매가 줄어든 여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상 3~4월에 이뤄지던 의류 구입이 기상 여건상 2월로 앞당겨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컸다”며 “코로나19 이후 숙박 등 서비스업 쪽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소매판매가 좋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