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꼭 있어야 하나요?"…취업 상담 몰린 은행 부스

올해 전체 채용 3% 고졸 예상
직무에 맞는 스토리 구성 중요
“은행에 입사하려면 금융 관련 자격증이 반드시 있어야 하나요?”(학생)

“자격증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자의 태도입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에서 지원자가 은행 업무에 적합한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자격증 유무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은행 인사담당자)31일 ‘2023 대한민국 고졸 인재 채용엑스포’ 현장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은행권 상담 부스였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부스에는 취업 상담을 받기 위한 학생이 몰려 대기 좌석이 가득 찼다. 은행 영업점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는 김민진 학생(영동미래고 3학년)은 “자기소개서를 보여주면서 현장 피드백을 받고 문항마다 강조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물어볼 수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관심은 정량 평가 부분이었다. 은행에 취업하기 위해 금융 분야 자격증 등을 취득해야 할지 궁금해했다. 조민정 학생(경기국제통상고 3학년)은 “투자자산운용사·신용분석사 등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주는 곳이 많은데 시험이 어려워 고민이 많았다”며 “금융 자격증이 없어도 필요한 직무역량을 입증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답을 받아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

은행권 채용·인사 담당자들은 ‘은행 인재상’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교 내신성적, 금융 자격증 유무 등 정량 요인보다 은행 인재상에 걸맞은 ‘스토리’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하나은행 인사담당자는 “지원하려는 직무에 자신이 왜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하는지 채용 과정에서 설득력 있게 풀어내야 한다”며 “은행별 인재상을 따로 정리해 수시로 확인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우리은행 인사담당자는 “은행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를 지원 직무 자기소개서 등에 잘 녹여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단순히 정량 요소를 나열하는 것보다 고객의 관점을 들여다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은행권 고졸 채용 규모는 전체 채용 인원(약 3700명)의 약 3%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은행은 고졸 인재의 실업 문제 해소 등 공공 역할을 이행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채용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참석한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신입 행원 채용 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동반 성장’이란 부문 안에 별도 고졸 채용인원을 마련해 운영 중”이라며 “앞으로도 우수 인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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