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부터 학생·군인 긴 줄…"자소서 들고 4시간 반 달려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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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인재 채용 엑스포“학생들이 현직 인사 담당자에게 면접 방식, 채용 계획을 듣는 경험은 학교에선 줄 수 없죠. 지난해 박람회에 방문한 후 학생들이 취업에 관해 의욕적으로 변한 것을 목격하고 올해도 꼭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안일복 서울 동명생활경영고 취업진로부장)
기업 134곳 참가…첫날 2만여명 모여
인기 부스 앞 20m 넘게 대기줄
"현장 실무자와 얘기하려니 떨려"
채용담당자 "자소서 토대로 상담
사내복지 등 날카로운 질문에 놀라"
“오전 6시부터 학교 친구 29명과 버스를 타고 4시간30분 넘게 달려왔습니다. 관심있는 기업인 삼성전자DS와 포스코, 한국전력 부스에 방문해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어 기대가 큽니다.”(경북 구미전자공업고 3학년 서영동 군)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고졸인재 채용 엑스포’ 개막 1시간 전부터 행사장 입구는 전국 각지에서 온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행사 첫날 방문객은 2만여 명이 넘었다. 중·고교생과 인솔 교사, 군복을 입은 전역 예정 장병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취업상담에 자소서 첨삭까지
참석자들은 입사 요령, 사내 분위기, 경험담 등 인터넷에서 찾기 어려운 정보를 듣기 위해 왔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주요 기업 부스 앞에는 개막과 동시에 긴 줄이 생겼다. 스타벅스 부스에는 외식·호텔·관광을 전공한 특성화고 학생이 20m 넘게 늘어섰다. 김아름 스타벅스 인재확보팀 파트장은 “어린 학생들이 브로슈어를 꼼꼼히 보고 근로시간, 직급 체계, 사내 복지 등에 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기업은 방문한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핀테크 기업 토스의 상담 전문 계열사인 토스CX 부스엔 박람회가 끝날 때까지 10m 넘는 줄이 유지됐다. 김채은 채용매니저는 “오늘 부스에 약 400명이 방문했는데 이 중 3분의 2가 자소서를 인쇄해 가져왔다”며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채용 담당자가 학생들의 자소서를 토대로 상담해줬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원스톱 채용’도
현장에서 즉석 채용한 기업도 인기를 끌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134개 기업 가운데 56곳(현장 46개·온라인 10개)이 현장 채용을 했다. 충북 영동미래고 금융회계과 3학년 김민지 양은 “현장 채용하는 부스에서 면접을 보기 위해 방문했다”며 “현장 실무자와 이야기하는 기회 자체가 흔치 않기 때문에 매우 떨린다”고 말했다.패션 브랜드 H&M 부스는 점심시간에도 대기하는 학생으로 붐볐다. 인천생활과학고 패션스타일과 3학년 박채희 양은 “패션업계 취업을 위해 어떤 역량을 쌓아야 하는지 물었다”며 “글로벌 회사 취직을 위해서는 영어 회화 능력이 중요하다는 대답을 들었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려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H&M 부스에서는 일부 희망학생에게 매장 근무직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했다.
식품전문기업 SPC 외식사업부는 방문한 학생들에게 현장 접수 후 본사 면접 기회를 제공했다. 부스에 방문한 현역 군인 지성록 씨(24)는 “오는 8월 제대를 앞두고 있는데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성화고는 AICE ‘관심’
당장 취업하기보다 능력을 키워 입사하고자 하는 학생도 많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발맞춘 인공지능(AI) 관련 자격증인 AICE 부스에 관심을 나타냈다. 부스 운영을 담당한 김창희 한경e아카데미원장은 “작년 광운AI고 등에서 선제적으로 시험을 도입하면서 전국 각 곳의 특성화고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KT·현대중공업 등 입사 시 서류전형 가산점이 있어 취업이 임박한 학생들이 브로슈어를 많이 받아 갔다”고 설명했다.이혜인/최해련/안정훈/오유림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