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베이지북 "고용·인플레 최근 완화…美 경제 냉각 조짐" [Fed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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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미 중앙은행(Fed)에서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일부 완화되며 미 경제가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Fed가 물가와 고용을 둔화시키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6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는 해석이다.
Fed는 31일(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에서 “고용이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했지만 이전보다는 속도가 느려졌고, 많은 지역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됐다”고 평가했다.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은이 관할 구역에서 수집한 경기 관련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된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이어갔고, 여러 산업 분야에서 고용자들이 근로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일부 지역의 기업들은 고용을 중단하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등 시장이 냉각되는 조짐도 보인다”고 서술했다. 또한 건설, 운송, 금융 분야에서는 고용이 다소 쉬워졌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도 완만한 상승세는 이어갔지만 많은 지역에서 상승률은 둔화된 것으로 보고됐다. 조사 대상인 지역들은 향후 몇 달 동안 물가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Fed는 “일부 구역의 소비자들은 가격에 더 민감해졌다”고 덧붙였다.Fed는 최근 미국 내 경제활동이 큰 변화가 없었다고도 밝혔다. 12개 조사 대상 중 6곳은 경제활동에 변화가 없었다고 보고했고, 4곳은 소폭 증가했고 2곳은 약간 감소했다고 답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제조업 활동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관할 구역들은 대체로 경제활동이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운송 중에서도 트럭 운송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들이 그만큼 상품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클리블랜드 Fed는 “조사한 백화점 한 곳은 3~4월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미니애폴리스에서는 소수민족과 여성이 운영하는 기업의 활동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세인트루이스 Fed는 대출 수요가 줄었으며 앞으로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월 은행 위기 이후 금융 여건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일부 구역에서 다소 긴축적인 상태라고 Fed는 전했다. 다만 중소형 은행들은 재융자를 포함한 모든 대출 부문에서 수요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