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너가 아닌 디자이너"…동물적 감각의 'M&A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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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에 회장 맡아…반대 무릅쓰고 하이닉스 인수 결정
에너지 화학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로 그룹 체질 개선
부산엑스포 유치에 최근 올인…재계 맏형으로 역할 다할 것
에너지 화학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로 그룹 체질 개선
부산엑스포 유치에 최근 올인…재계 맏형으로 역할 다할 것
“회장님, 승자의 저주가 우려됩니다. 인수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주요 경영진의 얘기를 듣고 있던 최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최 회장은 임원들에게 “내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야성적 충동)을 믿어라”라며 “인수 가격은 중요치 않고 인수 후의 기업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먹히지 않자 “하이닉스 인수는 국가 경제를 위한 것”이라며 “재무 부담이 커 인수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경영자는 멀리 봐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국 최 회장의 뜻대로 하이닉스 인수가 결정됐고, 마감 7분 전에 SK는 하이닉스 인수 입찰서를 제출했다. 당시 인수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4조6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7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SK그룹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2011년 11월 10일 새벽 서울 종로 SK서린사옥에선 전날 시작된 마라톤 회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그룹 주요 경영진이 모두 자리했다. 하이닉스 입찰에 참여할지 말지를 정해야 했다. 이날이 입찰 마감일이었다. 당시 주요 경영진은 최 회장에게 인수를 포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하이닉스가 누적된 적자와 워크아웃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던 상황이어서 인수 의향을 보이던 기업들마저 중도 포기가 잇달았다. 이 때문에 두 차례나 인수가 불발된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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