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손님 느니 재미 쏠쏠" 문턱 낮아진 속리산 상권 활기

문화재관람료 폐지 후 법주사지구 입장객 전년比 13.2% 껑충
보은군, '5GO(보고, 먹고, 자고, 즐기고, 사고) 미션' 수행시 선착순 5만원

"속리산 관광 경기가 확연히 달라졌어요. 탐방객이 뜸하던 평일에도 제법 많은 차량과 손님이 들어옵니다."
충북 보은의 속리산국립공원 입구서 산약초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함모(63)씨는 법주사 문화재관람료 폐지 후 한 달간의 분위기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80여명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그의 식당은 최근 주말과 휴일 점심시간은 거의 만석이고, 평일에도 테이블 절반을 채우는 날이 많아져서다.

인근 커피점 주인 김모(55)씨도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무료입장이 맞물리면서 손님이 2배 가까이 늘어 장사하는 재미가 난다"고 귀띔했다.지난달 4일 조계종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폐지 이후 속리산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

1일 국립공원공단 속리산사무소가 집계한 지난달 탐방객은 10만5천442명으로 이 중 6만9천978명(66.4%)이 법주사지구로 입장했다.

이는 지난해 5월 6만1천831명에 비해 13.2%, 2021년 5월 5만4천325명보다는 무려 22.4% 늘어난 규모다.
어린이날을 낀 첫 주말이던 5∼7일 궂은 날씨에도 6천370명이 문턱 낮아진 법주사지구를 찾았고, 둘째·셋째주 휴일 입장객은 연달아 1만명을 넘어섰다.

석가탄신일 연휴였던 27∼29일은 1만3천347명이 법주사지구를 통해 속리산에 들어갔다.

이 지역 상인들은 코로나19로 움츠린 관광심리가 되살아난 측면도 있지만, 무료입장 효과가 훨씬 크다고 입을 모았다.이전까지 법주사지구로 들어가려면 어른 5천원, 청소년(13∼18세) 2천500원, 어린이(7∼12세) 1천원의 문화재관람료를 내야 했다.

사찰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속리산에 오르는 등산객도 예외는 없었다.

박대호(70) 속리산관광협의회장은 "40명을 태운 버스 1대가 오면 단체할인받더라도 16만원의 문화재관람료를 내야했는 데, 이런 부담이 사라지니 단체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며 "관광버스가 줄지어 들어오면서 상권에 활기가 넘친다"고 반가워했다.
보은군은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를 앞세워 모처럼 활력을 되찾은 속리산 관광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9∼11일 속리산잔디광장에서 초대형 산채비빔밥 만들기, 가족뮤지컬, 치맥파티 등으로 꾸며지는 신화여행축제를 열고, 17∼18일은 속리산연꽃단지서 전국 드론 레이싱 대회를 마련한다.

'5GO(보고, 먹고, 자고, 즐기고, 사고) 미션'을 수행하면 선착순으로 5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최재형 보은군수는 "피서철인 7∼8월 법주사 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숲속 버스킹을 마련하고,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30명 이상을 데려오는 여행업체에 20만∼30만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