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들소 구해줬다가 벌금 물 게 된 美 남성

들소 한 마리 도와줬다가 약 132만 원 물게 돼
옐로스톤 국립공원 들소떼 / 사진 = REUTERS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무리에서 떨어진 어린 바이슨(들소의 한 종류) 한 마리를 도와줬다가 약 1000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게 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와이오밍주 연방지방법원 치안판사는 하와이 출신 남성 클리퍼드 월터스에게 야생동물 고의 방해 혐의를 적용해 벌금 500달러를 선고하고 이와 별도로 옐로스톤 포에버 야생동물 보호기금에 500달러를 기부하라고 명령했다. 수수료 등을 포함해 월터스가 내야 할 돈은 모두 1040달러에 달한다.월터스는 지난달 20일 들소 무리가 옐로스톤 내 라마강을 건널 때 어미와 떨어진 송아지를 도와줬다가 벌금을 낼 위기에 처했다.

그는 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발버둥 치는 송아지를 도와 인근 도로로 밀어 올려줬으나, 송아지는 무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송아지가 구조 과정에서 사람 손을 타면서 사람 냄새를 풍기자 들소 떼가 자신들 무리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옐로스톤 관리원들은 이 송아지를 들소 떼와 재결합시키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후 무리에서 낙오된 송아지가 도로에 출몰하며 보행자와 차량에 접근,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기에 이르자 관리인들은 결국 이 송아지를 안락사할 수밖에 없었다.옐로스톤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월터스가 악의적으로 행동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생동물에 먹이를 주거나, 만지거나, 괴롭히거나, 놀라게 하거나, 고의로 방해할 때 적용되는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 혐의는 벗을 수 없었다.

한편, 옐로스톤 국립공원 측은 야생동물에 접근하는 행위가 동물의 생존과 복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원 규정에 따르면 방문객들은 들소, 엘크, 사슴 등 모든 야생동물에서 최소 25야드(약 23m), 곰과 늑대로부터는 최소 100야드(91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공원 측은 “이러한 규정을 무시하면 벌금을 물게 되고, 심지어 부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