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대패하고 새벽까지 '술판'…WBC 투수들 결국 사과

두산베어스 투수 정철원이 1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내 음주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 후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좌완 투수 김광현(34)과 NC 다이노스 우완 투수 이용찬(34), 두산 베어스의 오른손 투수 정철원(24)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 기간 음주한 사실이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일부 매체가 전한 것처럼 여종업원이 술자리에 함께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1일 김광현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나타나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WBC 대회 기간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하고자 미디어 여러분들, 팬분들 앞에 서게 됐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제대회 기간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의 베테랑으로 생각이 짧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겠다"고 했다.김광현의 안산공고 후배인 정철원도 창원 NC 파크에서 음주 사실과 경위를 공개하며 사과했다.

다만 정철원은 술자리에 여종업원이 동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3월 10일 일본전을 마치고 밤 12시경 (김)광현 형과 술자리를 했고 새벽 2시 30분쯤에 일어났다. 두 명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해당 장소에 여종업원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결코 술자리엔 여자가 없었다"며 "김밥, 수제비, 떡볶이 등으로 식사하면서 음주한 것인데, 음식만 먹었어야 했다.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NC 다이노스 이용찬이 1일 오후 경남 창원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서 WBC 음주파문 관련 입장을 밝히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구단 제공
이용찬도 같은 날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팬들과 모든 관계자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며 "저는 대회 기간 중 휴식일 전날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에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WBC 1라운드 기간 술집에서 음주했고, 최근 한 인터넷 매체는 익명으로 이 사실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세 선수가 유흥업소에 출입했고, 경기 당일 새벽까지 음주했다고 전했다. 특히 본선 2라운드 진출 분수령이었던 3월 9일 호주전 전날 밤부터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보도해 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당시 한국 대표팀은 호주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7-8로 졌고, 3월 10일 일본전에서 4-13으로 대패했다.

한국은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에서 이겼지만 B조 상위 2개 팀에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해 탈락했다.

KBO 사무국은 보도 후 대표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구단인 한화 이글스를 뺀 9개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았고,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술집을 출입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선수들은 일본프로야구팀과 평가전을 오사카에서 치르고 본선 1라운드 장소인 도쿄로 이동한 3월 7일과 경기가 없는 휴식일(3월 11일) 전날인 10일 오후에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한편 SSG는 이날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