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AMG, 클래스가 다르네"…서킷서 밟아봤습니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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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AMG 스피드웨이 시승
'AMG-GT','AMG EQ 53' 서킷 체험
메르세데스-AMG의 주력 차량을 지난 1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타봤다. AMG의 다양한 차량을 시승해 볼 수 있는 '미디어 AMG EQ 익스피리언스 데이' 행사에서다. AMG-GT 차량과 전기차 AMG EQE 53 4MATIC+, AMG EQS 53 4MATIC+ 모델을 체험해봤다.용인 AMG 스피드웨이는 4.3㎞ 길이 트랙과 16개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직선 구간에서 고속 주행 성능과 코너 구간 주행 안정성 등 차량의 다양한 성능을 확인해보기에 좋았다. 주행에 앞서 인스트럭터(강사)의 안전교육을 듣고 헬멧을 착용한 뒤 시승 차량에 탑승했다.이날 시승은 2인1조로 이뤄졌다. 프로그램 절반은 운전석에 앉아 직접 운전했고 절반은 조수석에 탑승했다. 서킷을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만큼 안전을 위해 인스트럭터가 먼저 출발하고 참가자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MG-GT, 거칠고 강렬한 존재감
첫 시승 차량은 AMG-GT 모델이었다. 2009년 선보인 SLS AMG에 이어 AMG가 독자 개발한 두 번째 스포츠카다. "AMG의 본질과 가치를 가장 잘 담아낸 상징적인 모델"이라는 소개가 이어졌다.외관을 보면 길쭉한 보닛이 눈에 띈다. 운전석은 후륜 쪽에 있고 짧은 트렁크 라인을 가진 전형적인 스포츠카다. 15개의 세로바가 적용된 전면부 그릴을 보면 마치 상어 코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인상을 준다.차체 크기는 전장 4555㎜에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40㎜, 1290㎜이다. 포르쉐 911카레라 4S쿠페 모델과 비교하면 전장(4520㎜)과 전폭(1850㎜)은 GT가 약간 길고 전고(1300㎜)는 소폭 작다.시동을 걸자 우렁찬 배기음이 실내를 꽉 채웠다. 서킷에서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설정하고 주행하자 배기음은 더욱 강렬해졌다. 감속할 때 변속과 함께 들리는 일명 '팝콘 소리'가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줬다.인스트럭터 지시에 따라 서킷 직선 구간에서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면서 속력은 순식간에 시속 170㎞를 넘어섰다. GT 최고 출력은 476마력, 최대 토크는 64.2㎏·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0초다.
스피드웨이의 연속 코너 구간에서도 차체는 밀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운전자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듯 코너를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AMG 라이드 컨트롤 스포츠 서스펜션이 탑재돼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적 주행감을 제공했다.
EQE 53 4MAITC+…폭발적 가속력, 제동 능력은 글쎄
다음으로 시승한 차량은 EQE 53 4MATIC+ 모델이다. AMG가 두 번째로 선보인 고성능 전기 세단으로 벤츠 전기차 중 가장 빠른 가속도를 자랑한다.외관을 보면 전면부 활 모양의 원-보우 라인이 특징이다. 크롬 재질 세로바와 함께 AMG 전용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다. 차량 곳곳에 AMG만의 특징적 요소를 반영해 기존 EQE 모델과 차이를 뒀다.실내는 3개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하나로 이어진 MBUX 하이퍼 스크린이 기본 탑재돼 있다.
EQE 시승에선 서킷 한 바퀴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해보며 각각 다른 주행감을 느껴봤다. 우선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자 실내 공간이 조용해졌다. 앞서 강력한 배기음을 뽐내던 GT 주행 후 바로 이어진 시승이라 그런지 더욱 조용하게 느껴졌다. 주행 시작 후에도 내부는 조용했다. 고속 주행에서 들리는 약간의 풍절음과 에어컨 바람 소리 외 들리는 잡음은 없었다.컴포트 모드로 한 바퀴 주행을 마치고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일명 '우주선 소리'로 전기 배기음이 들렸다. 소리가 주는 효과는 강력했다. 같은 속도임에도 빠르게 가속하는 느낌이 들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 후 액셀을 밟자 강력한 주행 성능을 드러내며 빠르게 치고 나갔다.직선 구간에서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아보니 시속 198㎞까지 나갔다. 빠른 속도에서의 안정적 승차감은 이어지는 연속 코너링 구간에서도 느껴졌다. 차체 쏠림 없이 코너를 가볍게 빠져나갔다. 뛰어난 가속 성능에 역동적 주행에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다만 제동 능력은 다소 아쉬웠다. 직선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자 차체가 좌우로 약간 흔들렸다. 예상한 지점보다 더 먼 곳까지 차가 앞으로 나가는 등 밀리는 느낌도 들었다.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 최고 출력은 460kW, 최대 토크는 950NM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초다. 90.56kWh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는 354㎞다.
EQS 53 4MATIC+…고속 코너링도 안정적 주행
마지막으로 시승한 차량은 EQS 53 4MATIC+다. AMG 브랜드가 선보인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로 AMG만의 강력한 주행 성능과 감성을 더한 럭셔리 고성능 모델이다.원-보우 라인 등 앞서 시승한 EQE 53 4MATIC+와 외관상 큰 차이는 없었다. 실내 공간도 마찬가지로 AMG 전기차 패밀리룩을 이루고 있다.EQS 시승은 인스트럭터의 라인을 따르며 EQE보다 빠른 속도로 주행했다. 고속 주행을 이어가자 전기 스포츠카인가 싶을 정도로 다이내믹한 운동성을 보여줬다. 주행 중 차량에 가해지는 중력가속도(지포스)가 1G에 가까울 때도 차체는 밀리지 않고 단단하게 잡아줬다. 고속 코너링 구간에서도 타이어가 미끄러지거나 차가 흔들리는 등의 불안함이 없었다. 오히려 동승자의 헬멧이 한쪽으로 크게 쏠렸다.
EQS의 최고 출력은 484kW, 최대 토크는 950Nm이다. 제로백은 3.8초. 배터리 용량은 107.8kWh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는 국내 인증기준 397㎞이다.
EQS에는 차량 속도에 따라 뒷바퀴와 앞바퀴를 같은 방향 혹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회전 반경을 축소하는 'AMG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탑재돼 있다. EQS는 최대 9도, EQE는 최대 3.6도까지 조향 돼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고속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경보음이 울렸다.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고 발을 떼었지만, EQS는 아직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브레이크 페달이 따라 올라오지 않고 더 감속한 뒤에 페달을 제자리에 돌려놨다. 급격한 제동에도 몸이 앞으로 크게 쏠리지 않았다. 조수석 탑승 중 긴급 제동이 작동했을 때 안전벨트가 몸을 당겨줬고 시트는 약간 뒤로 이동하며 충격을 방어해주는 듯한 자세로 바뀌어 있었다.EQS, EQE 모두 회생제동을 끈 채 주행해 가·감속시 꿀렁거리는 전기차 특유의 느낌은 느낄 수 없었다. EQS는 강력한 운동 성능과 안정적인 제동이 인상적이었고, EQE는 가장 빠른 가속도를 자랑하듯 폭발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약간 밀리는 듯한 제동 능력이 아쉬웠다.실내 공간은 EQS가 EQE보다 더 넓다. 2열 좌석의 레그룸도 더 넓게 느껴진다. EQS의 전장은 5220㎜로 EQE(4956㎜)보다 길고 전폭은 1905㎜, 전고는 1495㎜로 동일하다.
용인=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