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효과는 아직?…브로드컴, 매출 증가율 3년 만에 한자릿수로 '둔화'

2분기 매출 87.3억달러로 7.8% 증가 그쳐
3분기에는 4.6% 전망..성장 둔화 심화 예상
AI 수요는 증가 "AI 반도체 매출이 전체 20% 넘어설 것"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의 로고가 스마트폰에 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세 둔화를 피하지 못했다.

브로드컴은 1일(현지시간) 2023 회계연도 2분기(2~4월) 매출이 87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의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는 10.32달러로 집계됐다. 둘 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 평균(매출 87억2000만달러, EPS 10.15달러)를 살짝 웃돌았다.회사는 3분기 매출을 88억5000만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월가 전망치 평균(87억6000만달러)을 넘어서긴 했지만 2분기에 이어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탄 CEO는 "팬데믹 기간 호황 이후 찾아온 반도체 재고 과잉이 이어지면서 신규 주문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생성형 AI 붐으로 인해 성장세 둔화를 상쇄할 것이란 의견도 내놨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AI 기능을 구축하는 반도체 매출이 분기당 10억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며 "회사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브로드컴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컴퓨터 사이에 직접 트래픽을 지원하는 반도체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를 위한 맞춤형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브로드컴의 고객사들이 늘어나는 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해 추가로 용량 확보에 나서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소식에 주가는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브로드컴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789.95%로 2.23% 떨어진 뒤 시간외 거래에서 1.80% 하락한 775.7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업부 별로 반도체 사업부의 매출은 68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했지만 인프라소프트웨어는 19억3000만달러로 3% 증가에 그쳤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