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헝가리 순회의장국에 우려' 결의 채택…헝가리 반발

유럽의회가 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으로 헝가리의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DPA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찬성 442표 대 반대 114표, 기권 33표로 헝가리 순회의장국 수임에 우려를 표명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는 헝가리가 EU 의장국을 맡아 성실한 협력 원칙과 EU에 관한 조약(마스트리흐트 조약) 등에 담긴 가치에 부합한 역할을 수행할지 우려를 표시하며 회원국들에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요구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바르가 유디트 헝가리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순회의장국 수임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면서 유럽의회가 전적으로 불필요한 결의를 채택했다고 비판했다.

폴란드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도 이날 몰도바에서 유럽의회의 헝가리 결의 채택을 EU 조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런 식의 EU 운영방식 파괴 행위는 혼란만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 차이로 헝가리와 관계가 냉각된 상태지만, 사법 독립을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는 각종 정책에 대한 EU의 비난에 대해서는 과도한 간섭이라며 공동 대응하고 있다.

헝가리는 지난 2016년 이뤄진 회원국 간 합의에 따라 내년 7월부터 12월까지 EU 순회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의장국은 각료회의 등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고 의제와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동시에 정책 관련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EU는 사법과 감독기관의 독립성 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헝가리에 대한 300억유로(42조3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지원을 동결하는 등 국수주의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와 마찰을 빚고 있다.

또한 오르반 총리의 친러시아 행보도 헝가리의 순회의장국 수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헝가리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을 거부하고 있으며 EU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