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아니고요" 발끈한 여성들…이유 있는 항변 [OTT 네비]
입력
수정
뭘 볼지 항상 고민인 당신 위한 OTT Navigation"아가씨 아니고요. 그냥 경찰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이렌:불의 섬'
여군·여경 아닌, 그냥 군인, 경찰…여성들의 자존심 대결
외딴섬 생존기와 연대, 관심 모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이렌:불의 섬'에 경찰 팀 소속으로 참여한 한 참가자의 출사표였다. '사이렌'은 외딴섬에서 펼쳐지는 생존 서바이벌을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모든 참가자가 여성이라는 것. 그리고 이들 여성은 '강인함'을 떠올릴 수 있는 소방, 경찰, 군인, 경호, 스턴트, 운동 등의 직업군을 대표해 참가했다는 것이 이전까지 나왔던 고립형 생존 서바이벌 콘텐츠와 다른 점이다.직군으로 나뉜 6개 팀, 총 24인의 여성들은 아무도 살지 않는 섬에서 각각의 생존 능력을 입증해내야 한다. 미션을 주고, 섬에서 하루 동안 소모한 칼로리를 화폐로 환전해 상점에서 식자재와 전투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많이 뛰고, 많이 움직인 만큼 더욱 잘 먹고, 잘 싸울 수 있는 셈이다.
각각의 미션에 따라 때론 연대하고, 때론 경쟁한다는 과정은 이전까지 서바이벌물과 같지만, 참가자들의 조건을 살짝만 비틀어 제작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24명의 출연자 모두 각자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여군', '여경' 등으로 칭하는 게 아닌, 그냥 군인, 경찰로 불리길 바란다는 의지와 함께 강인한 신체 능력과 정신력을 겸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경호원, 소방관, 스턴트, 운동 팀도 마찬가지였다.참가자들의 인터뷰에서 따온 1회부터 5회까지의 부제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1회 '나는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부터 2회 '악바리는 자신 있거든요', 3회 '상관없어, 승리만 할 수 있으면', 4회 '센 놈이랑 붙자, 그게 멋있지', 5회 '몸 하나 믿고 한번 가보자'까지 이들의 강인함과 맹렬한 승부 근성을 강조했다.
'여성적'이라는 단어로 규정화된 고정관념들, 가령 연약하다,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감정적이다, 육감적이다 등의 서술어가 떠올리는 장면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장작을 패고, 삽질을 하면서 이들은 죽기 살기로 경쟁한다. 연합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맹목적인 신뢰를 경계하며 이해득실에 대해 냉정하게 고민한다. 상대의 발언에 감정이 상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도 등장한다.이와 더불어 3만평의 섬 전체에서 펼쳐지는 서바이벌 대결에서 각각 직업군의 전문성까지 엿볼 수 있다. 5회까지 영상을 통해 큰 키와 강력한 힘까지 겸비한 소방관 팀과 밤낮 가리지 않고 몸을 움직이며 전략적으로 탐색하는 군인 팀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그렇지만 빠른 상황 판단과 행동을 보여주는 경호 팀, 막강한 장기를 하나씩 가진 운동 팀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경찰 팀과 스턴트 팀이 먼저 패자의 섬으로 간 상황이지만, 이들도 각각 독보적인 수색 능력과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만큼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며 전의를 다진 이들이 펼칠 후반전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사이렌' 연출자인 이은경 PD는 오는 6일 공개될 후반부 6~10회에 대해 "전반부가 2샷 아메리카노였다면, 후반부는 4샷 정도로 훨씬 더 진한 이야기들이 몰아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진아 작가 역시 "직업별 특색이 드러나는 전략 역시 점점 더 다채로워진다"며 "24인의 참가자들이 어떻게 경쟁하고 연대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넷플릭스 사이렌:불의 섬
공개일 2023년 5월 30일
시청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평점 IMDB 8.4/10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