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리베이트 의혹…'20조 PEF' 투자총괄 팀장 구속

M캐피탈 M&A과정서 비리 포착
박차훈 회장 측근 임원도 구속

▶마켓인사이트 6월 2일 오후 5시 6분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20조원 규모에 이르는 사모펀드(PEF) 투자를 총괄해온 기업금융부서 팀장이 구속됐다. PEF 운용사를 선정해 거액의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불법으로 돈을 빼돌린 혐의가 검찰에 포착되면서다. 새마을금고 자금으로 PEF가 인수한 M캐피탈 임원도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새마을금고는 투자 이력이 미미한 신생 PEF 운용사에도 거금을 출자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이 새마을금고 최고위층뿐 아니라 관련 PEF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새마을금고 기업금융2부 A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전날 구속 수감했다. PEF 운용사인 ST리더스PE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ST리더스PE가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을 38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했다. 검찰은 A팀장이 운용사 선정과 출자를 주도했고 이를 대가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요구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A 팀장의 변호인은 "A팀장이 ST리더스 명의의 체크카드를 업무집행비 명목으로 사용한 것이 문제됐지만, 리베이트를 요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의 칼끝이 박차훈 새마을금고 회장으로 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M캐피탈 B부사장도 A팀장과 함께 구속됐다. 그는 ST리더스PE 실장을 지내다가 2021년 초 M캐피탈 미래전략실장(전무)으로 옮긴 뒤 1년 만에 전략기획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A팀장의 구속 소식에 PEF업계에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대체투자 운용 자산만 20조원에 이른다. 공식적인 경쟁 절차를 밟아 출자금을 배분해온 다른 연기금·공제회와 달리 ST리더스PE 등과 같은 신생 PEF도 단일 투자건만으로 출자금을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 거래에 대부분의 출자금을 댔다. 투자 이력이 거의 없던 곳도 새마을금고 눈에만 들면 조 단위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할 수 있었다.

검찰은 3월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의 사익 편취를 수사하다가 지난달 말부터 A팀장이 속한 기업금융 부문으로 수사망을 넓혔다. ST리더스PE 외에도 중소 PEF 출자 과정에서 편·불법으로 대가를 편취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말엔 새마을금고와 ST리더스PE를 포함한 여덟 곳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