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짝꿍' 클라우드주 미국서 반등…국내 종목도 곧 오른다?

나스닥 종목 몽고DB, 한달 새 57%↑
국내 상장된 美 클라우드 ETF도 올라

고성능 클라우드는 AI와 불가분
전기차·배터리 동반 성장과 비슷

국내선 중장기 관점 유효…"삼성SDS 등 주목"
삼성SDS 상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종목이 반등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업의 실적 전망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클라우드 기업의 역량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눈에 띄게 오른 종목이 없어 선별 매수를 잘 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I 클라우드' 종목 美서 반등


몽고DB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지난달 초부터 이달 2일까지 56.82% 올랐다. 이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다. 최근 주가가 우상향하다가 1분기 실적 발표 뒤인 2일 28.01% 급등했다. 1분기 주당순이익(56센트)이 월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8센트)를 훌쩍 뛰어넘었은 게 기업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미국 나스닥시장 종목 '몽고BD'의 주가 그래프
마찬가지로 AI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미국 퓨어스토리지는 같은 기간 50.02% 상승했다. 클라우드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운영하는 아마존(17.83%),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에서 첫 연간 흑자를 낸 알파벳A(16.24%) 등도 많이 올랐다. 이들 종목을 담은 '퍼스트트러스트 클라우드 컴퓨팅(SKYY)'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18.33%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TIGER 글로벌클라우드컴퓨팅 INDXX' ETF도 같은 기간 9.43% 반등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고성능 클라우드는 AI의 성장과 불가분의 관계다. 전기자동차가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가 함께 성장한 것과 비슷하다.


국내선 삼성SDS 등 주목해야


반면 국내 상장 종목 중에서는 AI 클라우드 구축에 두각을 나타내는 종목이 많지 않다는 게 이 분야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국내 종목 중에서는 삼성SDS , 네이버, 카카오, NHN 등이 AI 클라우드 투자를 한다. 삼성SDS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6.9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99%)을 초과했지만 미국 종목처럼 눈에 띄는 상승은 아니었다.아직 반등이 안 나온 상황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클라우드 매출에서 캡티브마켓(계열사 거래)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초반인데 이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며 "최근 동탄데이터센터를 개관했고, AI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엠로를 인수하는 등 클라우드사업부 내 모멘텀도 다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이 분야에서 선제적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국내 기업으로 꼽힌다. 올 하반기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준공한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를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로 만드는 조직 개편을 단행,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역량 있는 기업 잘 선별해야"

미국 센프란시스코에 있는 세일스포스 본사의 로고. REUTERS=연합뉴스
주가 차별화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클라우드 종목만 봐도 같은 섹터에 있다고 주가가 다 오른 건 아니다. 클라우드기업 세일스포스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7.39% 상승해 이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8.29%)를 하회했다. 같은 기간 페이저듀티는 23.49% 급락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벤징가는 "세일스포스 주가가 떨어진 건 AI 부문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에 뒤쳐져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회사가 AI 클라우드 역량을 갖춰 나가고 있기 때문에 길게 보면 국내 클라우드 종목도 AI와 함께 반등할 전망"이라면서도 "GPU 중심의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는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를 할 수 있는 기업을 잘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