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초 '퀸 우승' 바리톤 김태한 "오페라 '슈퍼스타' 되고 싶다" [인터뷰]

바리톤 김태한. 사진=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홈페이지
바리톤 김태한(23)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동양인 남성이 우승을 거머쥔 것은 1988년 성악 부문이 신설된 이후 최초다.

그는 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알랭 알티놀뤼가 지휘하는 라모네 교향악단과 코른콜트 오페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불렀다. 그는 1위 상금 2만5000유로(약 3500만원)를 받는다. 그는 "최고 권위의 콩쿠르에서 우승해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Q. 수상을 축하합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에서 우승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세계 3대 콩쿠르로 인정받는 최고 권위의 콩쿠르에서 입상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저에게 값진 가르침을 주신 나건용 선생님, 강지현 선생님, 스튜디오 활동을 하면서 온전히 콩쿨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국립오페라단 팀장님, 김영미 교수님, 공희상 선생님, 박형진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특히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지구 반대편에서 라이브로 시청하며 응원해준 친구들, 서울대 19학번 동기들, 후배들, 국립오페라단 스튜디오 3기 멤버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Q. 파이널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점을 중점에 두고 노래하셨나요?
A. 결선에서는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하기 때문에 평소에 하던 피아니시모와 같은 표현들을 절제하고 소리가 들리게 하는데 집중했고, 가사가 가진 의미와 곡의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Q. 콩쿠르 준비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A. 1라운드부터 파이널 라운드까지 15곡이라는 많은 양을 연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바리톤 나건용 선생님의 가르침 아래 효율적이게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피아니스트 강지현 선생님과 런스루(프로그램 전체를 쉬지 않고 연주하는 것)를 꾸준히 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했으며, 국립오페라단 스튜디오에서 김영미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으면서 곡의 완성도를 높혔습니다. 공희상 선생님, 박형진 선생님께 코칭을 받으며 어려운 부분을 해결했습니다.

Q. 파이널에서 오페라 돈카를로의 아리아를 불어로 부르셨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A. 베르디의 돈 카를로는 이탈리아어로 많이 올려지지만 원래 초연 당시 불어로 작곡된 오페라입니다. 벨기에가 프랑스어권이기도 하고 마지막 소절 ‘sauve la Flandre (플랑드르를 구하세요)’에 등장하는 Flandre가 벨기에인 점을 감안해 불어로 선곡했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겐 이탈리아어보다 프랑스어로 부르는 것이 감정적인 부분이나 발성적으로 편했습니다.

Q. 파이널 무대를 마치고 우승을 조금은 예상했나요?
A. 예상은 하지 않았고 (우승을) 바라고 꿈꾸긴 했습니다(웃음). 파이널 마치고 무대에서 100% 발휘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Q. 성악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A. 처음에 가요가 부르고 싶어서 어머니께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성악을 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예고 진학 목표로 노래를 시작했고 예고에 진학해 같은 전공 친구들을 만나고,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이탈리아 오페라와 독일 가곡에 빠지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성악에 빠져들었어요. 성악을 시작한 시점은 중학교 3학년 2월부터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오픈 스튜디오 멤버로 9월부터 활동하게 됐고 10월부터 한스 아이슬러 국립 음대 마스터 과정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세계 각국을 돌며 노래하는 '슈퍼스타'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어요.

Q. 어떤 성악가가 되고 싶나요?
A. 단지 소리를 잘 내는 것보다 감정을 전달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음악적 표현을 많이 고민하는데요.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지금처럼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성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