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와락' 끌어안은 조수미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해"

결과 발표 직후 눈물 보이기도…"험난할 수 있는 앞길, 잘 도와줄 것"
"심사위원들, 김태한 우승 거의 만장일치 동의…너무 자랑스러워"
4일(현지시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1위로 바리톤 김태한(22)이 호명되는 순간.
이번 대회 기간 내내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냉정한 눈빛으로 심사에만 몰두하던 '대선배' 조수미는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했다.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조수미는 이날 결과 발표 직후 취재진과 만나 "나도 콩쿠르에서 여러 번 우승했는데, 내가 우승한 것보다 더 기쁘다"면서 "우승자뿐만 아니라, 결선에 진출한 한국 성악가 3명 모두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순위 발표 뒤 참가자들이 한 명씩 심사위원단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김태한부터, 5위로 입상한 정인호(31·베이스), 입상권에는 들지 못한 다니엘 권(30·바리톤) 등 3명 모두를 꼭 끌어안아 줬다.

이번 대회 12명의 심사위원단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대회 기간 내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엄격히 금지됐다고 한다. 순위는 심사위원들이 각자 매긴 점수표를 일괄적으로 합산해 결정됐다.

이에 조수미 역시 발표 직전에야 최종 결과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1등이 확정됐을 때 심사위원들의 반응'을 묻는 말에 "(모두) 당연하다고 했어요. 다들 거의 만장일치로"라고 답했다.

또 "제가 생각하기에는 나이가 굉장히 어린데도 진정성 있게 노래를 한 게 심사위원들에게 큰 감동을 준 것 같다"며 "원더풀 퍼포먼스였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이내 진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번 우승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니 자만해선 안 된다"며 "(김태한이)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정신을 바짝 차려서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뻐하는 것도 오늘 하루만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갈 길을 가야 한다"면서 "앞으로 갈 길이 매우 멀고도 험난할 수 있으니까, 제가 옆에서 잘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