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경제(5년간 기내 불법행위 300건 육박…국토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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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기내 불법행위 300건 육박…국토부·항공사 대책마련 골몰
'안전협조 의무' 위반 승객 탑승거절 가능…블랙리스트 제도 강화되나
비상구 앞 좌석 승객 요건 강화 필요성 등 거론 착륙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개문 비행'한 사건을 계기로 기내 불법행위에 대해 항공당국과 항공사가 세울 재발방지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기내 불법행위는 총 292건이다.
2018년 91건, 2019년 95건, 2020년 21건, 2021년 24건, 2022년 36건 등으로, 2020∼2022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항공편 축소로 기내 불법행위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 하늘길이 열리고 항공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기내 불법행위 건수가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4월 발생한 기내 불법행위만 해도 25건에 달한다.
지난 5년 4개월간 발생한 기내 불법행위를 유형별로 보면 '폭언 등 소란행위'(161건)가 가장 많았다.
'성적 수치심 유발행위'(59건), '음주 후 위해행위'(39건), '폭행 및 협박'(3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30대 남성이 착륙 중 비상문을 연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내 불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국토부는 수사기관과 별개로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항공사별 의견을 청취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면밀한 승객 관리와 승무원 교육 매뉴얼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관리 방안 중 하나로 항공사별 '블랙리스트' 성격의 고객 제재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각 항공사는 항공보안법 제23조에 따라 '안전운항을 위한 협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승객에 대해 탑승을 거절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999년 1월부터 '특정고객 처리절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안전운항을 저해하고 유·무형의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손님의 탑승을 거절할 수 있다.
2017년 6월부터 시행된 대한항공의 '노플라이'도 유사하다.
승객이 신체 접촉을 수반한 폭력 행위, 성추행 등 성적 수치심 및 혐오감을 야기하는 행위, 지속적인 업무방해 등 형사처벌 대상 행위의 전력이 있을 경우 탑승을 거부하는 제도다.
대한항공은 "비상문을 열려고 하거나 실제로 연 경우 노플라이 대상으로 등재 가능하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명문화된 제재 제도는 없으나 내부적으로 기내 난동 이력이 있는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블랙리스트 제도가 미봉책에 불과한 만큼 비상구 앞 좌석에 앉는 승객의 요건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항공보안학회장인 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는 "현재 비상구 앞 좌석은 돈을 더 내기만 하면 탈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좌석표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위급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그 역할을 충분히 담당할만한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객기를 이동수단 이전에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는 시민들의 의식이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연철 한서대 항공학과 교수는 "항공기는 다른 이동수단과 달리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전 승객이 안전요원이 돼야 한다. 조종사와 승무원의 힘으로 모든 임무를 다할 수 없는 구조"라며 "블랙리스트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보다 중요한 건 탑승자들의 인식 개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안전협조 의무' 위반 승객 탑승거절 가능…블랙리스트 제도 강화되나
비상구 앞 좌석 승객 요건 강화 필요성 등 거론 착륙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개문 비행'한 사건을 계기로 기내 불법행위에 대해 항공당국과 항공사가 세울 재발방지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기내 불법행위는 총 292건이다.
2018년 91건, 2019년 95건, 2020년 21건, 2021년 24건, 2022년 36건 등으로, 2020∼2022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항공편 축소로 기내 불법행위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 하늘길이 열리고 항공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기내 불법행위 건수가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4월 발생한 기내 불법행위만 해도 25건에 달한다.
지난 5년 4개월간 발생한 기내 불법행위를 유형별로 보면 '폭언 등 소란행위'(161건)가 가장 많았다.
'성적 수치심 유발행위'(59건), '음주 후 위해행위'(39건), '폭행 및 협박'(3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30대 남성이 착륙 중 비상문을 연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내 불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국토부는 수사기관과 별개로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항공사별 의견을 청취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면밀한 승객 관리와 승무원 교육 매뉴얼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관리 방안 중 하나로 항공사별 '블랙리스트' 성격의 고객 제재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각 항공사는 항공보안법 제23조에 따라 '안전운항을 위한 협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승객에 대해 탑승을 거절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999년 1월부터 '특정고객 처리절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안전운항을 저해하고 유·무형의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손님의 탑승을 거절할 수 있다.
2017년 6월부터 시행된 대한항공의 '노플라이'도 유사하다.
승객이 신체 접촉을 수반한 폭력 행위, 성추행 등 성적 수치심 및 혐오감을 야기하는 행위, 지속적인 업무방해 등 형사처벌 대상 행위의 전력이 있을 경우 탑승을 거부하는 제도다.
대한항공은 "비상문을 열려고 하거나 실제로 연 경우 노플라이 대상으로 등재 가능하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명문화된 제재 제도는 없으나 내부적으로 기내 난동 이력이 있는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블랙리스트 제도가 미봉책에 불과한 만큼 비상구 앞 좌석에 앉는 승객의 요건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항공보안학회장인 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는 "현재 비상구 앞 좌석은 돈을 더 내기만 하면 탈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좌석표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위급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그 역할을 충분히 담당할만한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객기를 이동수단 이전에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는 시민들의 의식이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연철 한서대 항공학과 교수는 "항공기는 다른 이동수단과 달리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전 승객이 안전요원이 돼야 한다. 조종사와 승무원의 힘으로 모든 임무를 다할 수 없는 구조"라며 "블랙리스트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보다 중요한 건 탑승자들의 인식 개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