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 자신의 이름 내건 '국제 콩쿠르' 만든다

'수미 조 국제 성악 콩쿠르' 내년 7월 개최
파리 근교 '사토 드 라 페트레엥보' 성에서
"데뷔 37년차, 내 평생의 숙원이었다"
소프라노 조수미(60·사진)가 한국 클래식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국제 콩쿠르'를 만든다. 조수미는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나서며 세계적인 성악가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조수미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년에 '수미 조 국제 성악 콩쿠르'가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말했다. 수미 조 콩쿠르는 내년 7월 15~21일 프랑스 파리 근교 '사토 드 라 페트레 엥보' 성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미 조 콩쿠르의 개최는 한국 클래식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클래식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인 조수미의 입지를 보여주고, 최근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는 'K클래식' 열풍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조수미는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며 세계 3대 콩쿠르에 모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2017년 영국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19년 노르웨이 퀸 소냐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올해 조수미가 심사위원으로 나선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선 한국인 성악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바리톤 김태한(23)이 아시아 남성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물론, 결선 진출자 12명 중 한국인이 3명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콩쿠르 성악 부문 참가국 중에 가장 많은 결선 진출자를 배출했다. 조수미는 "제가 처음 국제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 이런 상황은 많이 없었다"며 "많은 한국인, 아시아계 예술인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심사하면서 역시 우리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데뷔 37년 차인 그에게 직접 콩쿠르를 개최하는 일은 평생의 숙원이었다고 한다. 조수미는 "제가 그동안 맡았던 심사위원으로서의 경험, 콩쿠르 참가 경험 등 모든 노하우를 합해 세계적인 성악가를 발굴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많이 기대해 달라"고 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