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세계화' 공들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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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도시, 전 세계 알려야"“롯데 역량을 총동원해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지원하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요즘 강조하는 말이다. 대외적으로는 물론이고 임원진에게도 틈만 나면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롯데가 유독 부산 엑스포 개최에 사활을 거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롯데의 도시’로 일컬어지는 ‘부산의 세계화’를 통해 롯데 브랜드를 해외에 각인시킬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에 총력전
4일 롯데는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열리고 있는 ‘2023 롯데 오픈’에 부산 세계박람회 포토존을 설치하고 홍보 영상을 상영하는 등 세계박람회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전일 행사장을 방문해 유치 응원에 힘을 보탰다.롯데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스포츠 경기, 비즈니스 미팅 등을 중심으로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쇼핑, 호텔&레저, 식품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계열사가 많은 롯데에 부산 엑스포의 의미는 각별하다. 롯데 관계자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보고 롯데라는 브랜드를 기억하는 외국인이 많다”며 “해외로 영토를 넓히고 있는 롯데로선 연말께 최종 개최지가 어디로 결정될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만 해도 6개국에 진출해 있다. 롯데제과는 9개국에 총 22개 공장을 운영 중이고, 롯데칠성음료의 수출국은 70여 개에 달한다. 롯데호텔의 해외망은 12개국에 퍼져 있다. 롯데쇼핑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68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최근 롯데 그룹 내부에선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사운(社運)이 상승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프로야구에서 롯데가 모두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며 “재계 맏형으로서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은둔에 가까웠던 데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대외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