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원유·에너지·물…'기상이변 관련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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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금융매니저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홍수·폭염 등 기상 이변이 나타나고 있다. 이상 기후가 반복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한 투자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다. 엘니뇨가 본격화되면 농산물 중 일부 작물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 탓에 동남아시아와 브라질 지역에서 대량 재배되는 작물인 쌀·팜유·커피·원당 등의 작황이 나빠질 수 있다. 커피 주요 산지인 브라질과 베트남 등 ‘커피벨트’도 엘니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음식료 업종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이는 해당 농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라면·제과·제빵 등의 음식료 기업에는 긍정적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가격 인상이 이미 이뤄진 데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농산물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반면 작황 악화가 예상되는 곡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기업은 희비가 엇갈린다. 원당을 통해 설탕을 생산하는 제당회사와 커피를 활용해 음료를 생산하는 음료업체가 해당된다. 음료업체는 원재료의 제조원가 비중이 절반을 웃돌아 기업 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폭염이 발생하면 에너지나 물 등 대체자산 가격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수력 발전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 쓰촨성 지역은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난이 심화하면서 공장 가동을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발전량 감소는 천연가스·석탄·원유 등 화석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과 관련된 투자에도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유럽 지역의 폭염으로 라인강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대체재가 없는 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바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수자원 개발과 공급·인프라·정수·오염수 처리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주관하는 기업에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철호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차장